■정보 불평등 / 허버트 실러 지음정보의 생산량을 가늠한다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 보인다.
하루에도 수백만 개의 인터넷 웹 페이지가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그 많은 정보는 도대체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는가, 그리고 어떻게 분배되고 소비되는가.
정보화사회에서는 부의 불평등만큼이나 정보의 불평등이 문제다.
초국적 문화대기업의 영향권 아래 전세계가 기업의 세계관을 일방적으로 흡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저자는 미국 언론ㆍ출판ㆍ문화산업에 대한 분석으로 보여준다.
정보화사회의 장밋빛 환상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다. 미음사 1만 2,000원.
■내가 본 부처 / 도법 지음
청정 불교의 상징적 존재인 실상사 주지 도법 스님이 지난 해까지 2년 동안 출가행자들에게 부처님의 생애에 관해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묶었다.
스님은 오늘의 한국 불교는 부처와는 멀어져 온갖 문제와 폐단에 빠져 있다고 질타한다.
한국 불교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사상적 정체성에 대한 무지이며 이는 ‘부처님이 곧 불교’라는 사실, 부처님이 보여준 수행자상과 인간상을 망각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거머쥐는 길에선 갈등과 대립의 역사가, 내려놓는 길에선 공존과 평화의 인생이 꽃핀다.” 호미 7,000원.
■공직에는 마침표가 없다/ 박관용 등 지음
김영삼 정부 시절 중앙정부 장ㆍ차관이나 시장, 도지사를 역임했던 고위 공직자 24명이 국정의 경험과 일화를 털어놓았다.
이들을 포함한 250여 명의 당시 공직자들은 지금도 ‘마포 포럼’ 등을 통해 국정 운영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후회스러웠던 점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지 못했던 정책을 떠올리게 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실명제와 관련한 정책이다”는 박관용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짧은 임기로 인한 정책 추진의 단절 현상은 사라져야한다”는 김시중 전 과학기술처장관 등의 회고가 생생하다.
명솔출판 9,800원.
■알렉산드로스/ 발레리오 마시모 만프레디 지음
기원전 4세기, 서른두 살 나이에 이집트에서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정복왕’ 알렉산더의 짧지만 거대했던 생애를 그린 장편소설.
13세 때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역사와 철학을 배우고, 70개의 도시를 건설하는 제국 건설 전쟁 와중에서도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오디세이아’를 항상 지녔던 알렉산더의 인간적 면모를 충실하고도 극적으로 살려냈다.
지은이는 이탈리아 고고학계의 인디아나 존스로 불린다는 학자. 유럽에서 베스트셀러가 돼 ‘글래디에이터’ 제작진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다. 들녘 전3권 각권 9,000~1만 1,000원.
■저주받은 아나키즘/ 엠마 골드만 지음
에머슨은“모든 정부는 본질적으로 독재”라고 말했다. 국가가 자행하는 전쟁은 물론,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고갈시키는 반생태적행위도 아나키즘에 대한 경도를 부추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로 꼽히는 엠마 골드만(1869~1940)의 저서가 국내 처음으로 소개됐다. 미국에서 정치범으로 구속된 첫번째 여성이기도 하다. 그는 전형적인 아나키스트의 모습을 “어떤형태로든 반란의 정신에 민감한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정치ㆍ사회적 폭력과 여성해방 문제 등을 선동적이고도대중적 문체로 풀어 보여준다. 우물이있는 집 9,800원.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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