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홍(丁聖弘ㆍ52ㆍ구속) 전 국정원 과장이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ㆍ28ㆍ구속)씨로부터 받은 1억4,600만원의 사용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이 돈 중 일부가 국정원의 고위 관계자나 정ㆍ관계 인사에게 건네졌을 경우 ‘진승현 게이트’의 수사가 급진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사용처가 확인된 부분은 국정원 동료직원 K씨에게 넘어간 수표 1,000만원과 정 전 과장이 MCI코리아의 법인카드로 사용한 4,600만원. 수표 1,000만원은 정 전 과장이 진씨로부터 받은 5,000만원의 수표 중 일부로 확인됐으며 K씨 외에 2~3명의 국정원 동료직원이 나머지 수표의 일부를 배서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K씨가 “이 수표는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이 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 전 과장이 진씨로부터 받은 돈의 상당 부분을 김 전 차장에게 상납했을 가능성도 있어 추가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 전 과장은 또 MCI코리아의 법인카드를 이용, 158회에 걸쳐 4,600만원을 썼는데 대부분 음식점이나 술집 등이 사용처로 드러났다.
문제는 전적으로 정 전 과장의 ‘입’에 매달려야 하는 현금 5,000만원의 사용처 부분. 정 전 과장은 “판공비 등 용도로 사용했다”고만 말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사용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용처 추적이 어려운 현금인 만큼 진씨의 로비자금 중 ‘본래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가장 큰 부분이다. 검찰도 이 때문에 금감원 직원을 부르는 등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해 정 전 과장이 출신고교 선배들의 동창회 행사에 경비를 부담했다는 K고 동창회의 홍보문건을 입수, 그가 이 행사에 진씨 로비자금 중 일부를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