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온적인 LA 다저스를 향한 고도의 압박작전일까, 아니면 결별을 위한 수순일까.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스티브 필립스 뉴욕 메츠 단장과 가진 몇 차례 통화내용이 지역언론에 공개되면서 박찬호(28ㆍLA 다저스)의 뉴욕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뉴욕 포스트 및 뉴저지 지역신문 베르젠 레코드는 6일(한국시간) 뉴욕 메츠가 보라스에게 5년동안 7,000만 달러를 제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 동안 유력한 후보로 꼽혀온 텍사스 레인저스와 달리 메츠는 다저스와 맞바꿀만한 조건을 갖춘 명문 팀이다. 1962년 창단 후 2차례 월드시리즈를 제패했고 대도시를 연고지로 삼고 있어 쉽게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보비 발렌타인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는 데다 데뷔 초기 박찬호를 20승 투수로 점 찍었던 강속구투수 톰 시버가 60년대 뛰었다는 사실도 매력 중 하나다. 톰 시버는 69년 정규리그에서 25승 을 올리며 메츠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찬호를 더욱 설레게 하는 점은 다저스의 협상카드로 짐작되는 연봉 1,300만달러보다 100만달러가 많은 액수여서 유인책으로도 손색없다. 더구나 보라스는 내년도 연봉총액을 올해 수준인 9,550만달러 선에서 묶길 원하는 메츠구단을 위해 직접 트레이드 밑그림을 그려주는 등 세일즈에 적극적이다.
보라스는 한발 더 나아가 자금사정이 넉넉치 않은 메츠구단이 박찬호에게 내년도 연봉 일부를 나중에 받을 수 있느냐는 요구를 해올 경우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지역 언론들까지 메츠 홈 구장인 셰이스타디움이뉴욕 한인타운 근처에 위치해 박찬호가 선발등판 할 때 마다 수천명의 관중이 몰려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보라스의 구상대로 박찬호가 과연 메츠 유니폼을 입게 될까 주목된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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