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경비중 순직 故장기택서장딸 주연씨“나라를 위해 일하다 쓰러지신 아빠의 유지를 묵묵히 따르겠습니다.”
지난해 10월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도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 경호업무를 수행하다 올 1월 순직한 장기택(張基澤) 전 서울 강남경찰서장의 맏딸 주연(珠然ㆍ22)씨가 4일 사법고시 2차 시험에 합격했다.
본래 행정고시에 뜻을 뒀던 주연씨는 1998년 고려대 통계학과 2학년 때 “사회정의를 위해 봉사하라”는 장 전 서장의 뜻에 따라 인생의 항로를 수정했다.
힘든 공직생활에도 늘 변함없던 장 전 서장의 격려로 99년 연세대 법학과에 편입, 지난해 5월엔 사시 1차에 합격했지만 갑자기 날아든 아버지의 ‘위암 판정’으로 주연씨는 견디기 힘든 시련을 겪었다.
병원과 고시원을 오가며 한때 “병 간호를 위해 2차 시험 준비를 포기할까도 했다”는 주연씨는 “내 곁엔 엄마가 있으니 뜻을 접지 말라”는 아버지의 ‘유언’과도 같은 간곡한 당부에 눈물을 삼키며 공부에 매달린 지 2년만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아빠가 살아 계실 때 합격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그게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하늘에 계신 아빠가 많이 도와주신 것 같아요.”
지난 10월엔 “고 장 서장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쳤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던 그는 “평생을 봉사하는 자세로 사셨던 아빠를 본받아 검사가 돼 ‘사회정의’를 세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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