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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국민교육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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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국민교육헌장

입력
200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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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2월5일 국민교육헌장이 반포됐다. 대통령 박정희의 이름으로 반포된 국민교육헌장은 모든 초중등학교 교과서 맨 앞에 실렸고, 그 시절의 어린 학생들은 393자의 이 헌장을 달달 외워야 했다.“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해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로 끝나는 이 헌장을 그 뜻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무작정 외웠던 초등학교시절의 기억이 기자에게도 있다.

국민교육헌장은 1970년대에 학생들이 아침저녁으로 외쳤던 ‘국기에 대한 맹세’(“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그리고 매일 오후 5시면 전국민을 부동자세로 만들었던 국기 강하식과 함께 국민 모두를 집단주의ㆍ국가주의의 병영 안에 가두려는 박정희 정권의 주술과도 같았다.

국민교육헌장의 비판자들은 이 헌장을 일제 시대의 ‘교육칙어’나 ‘황국신민의 서사’에 비교하곤 했다.

국민교육헌장을 기초한이는 철학자 박종홍(1903~1976)으로 알려져 있다. 평양 출신의 박종홍은 경성제국대학과 그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해방 뒤 서울대에서 가르쳤다.

그는 1961년 5ㆍ16 군사 쿠데타 직후 국가재건 최고회의 기획위원회 사회분과위원으로 박정희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래 군사 정권의가장 권위있는 이데올로그가 되었다.

국민교육헌장을 기초한 1968년에 서울대학교에서 정년 퇴임한 그는 두 해 뒤 박정희의 교육문화담당 특별보좌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5년간 재직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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