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수업을 빼먹고 친구와 거리를 노니는 12세 소년 앙트완느.선생님에게 엄마가 죽어서 결석했다고 핑계를 댔으나 부모가 학교에 찾아오는 바람에 거짓말이 들통나자 가출로 반항의 의지를 나타낸다.
그의 반항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경질적인 친엄마보다 자신을 더욱 감싸주던 새 아버지의 타자기를 훔쳐, 결국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소년원에 들어간다.
축구시간에 소년원을 탈출한 그는 무작정 달려 황량한 바닷가에 이른다.
바닷가까지 함께 달려온 카메라가 멈춰선 앙트완느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잡으며 끝맺는 ‘400번의 구타(Les 400 Coups)’(1959년)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대표작가 프랑소와 트뤼포(1932~1984)의자전적 감독 데뷔작이다.
영화사에서 명장면으로 꼽히는 이 마지막은 지금 보아도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트뤼포는 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의 비평가였다. 트뤼포의 신랄한 비평에 “그렇게 아는 게 많으면 직접 영화를 찍어보라”며 장인이자 영화배급자인 이냐스 모르겐스턴이 비아냥거렸고, 트뤼포는‘400번의 구타’로 자신의 영화이론을 실천으로 옮겼다.
‘400번의 구타’는 트뤼포가 자신의 영화이론의 스승인 앙드레 바쟁에게 바치는 오마쥬(경배)일뿐만 아니라 자전적 서사이기도 하다.
‘누벨바그의 영원한 소년, 프랑소아 트뤼포’영화제가 7~25일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400번의 구타’등 앙트완느 연작과 할리우드 갱스터 영화를 트뤼포식으로 재해석한 ‘피아니스트를 쏴라’(1960년), 잔느 모로 주연의 ‘쥴과 짐’(1961년), 알프레드 히치콕에게 헌사하는 서스펜스물 ‘상복 입은 신부’(1968년), 직접 출연까지 해 영화제작에 대해 스케치한 ‘아메리카의 밤’(1973년) 등 대표작 14편이 상영된다. (02)766-3390.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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