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결사 항전을 외치고 있는 탈레반에 대해 항복을 권유하는 최후 통첩을 보내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은 2일 NBC 방송 회견에서 “탈레반과 알 카에다를 궤멸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탈레반 등은 투항 또는 사살 이외의 다른 선택이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군의 임무가 탈레반 진지 공격에서 투항을 거부하는 소규모 저항 세력을 직접 찾아내 제거해야 하는 등 더러운 쪽으로 바뀐 만큼 얼마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관계자들도 “파슈툰족 군벌 등과 탈레반 사령관들이 진행중인 투항 협상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항 세력을 뿌리뽑기 위해 ‘극단의 조치’를 준비하는 등 칸다하르 전투는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칸다하르 남서쪽 88㎞지점에 설치된 리노 전진 기지에 1,100명의 해병대 병력과 함께 헬기 등 화력을 증강한 미국이 조만간 시 외곽의 탈레반 진지 공격에 나서는 것은 물론 병력을 시내에 투입, 알 카에다 색출을 위한 가옥 수색 등 시가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 탈레반 세력들도 미국의 융단 폭격에 힘입어 칸다하르 북쪽과 남동쪽에서 탈레반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으며, 특히 굴 아가 전 칸다하르 주지사 휘하 병력은 칸다하르 남부 공항 인근 3㎞까지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가 끝까지 싸울 것을 촉구한 탈레반도 이날 압둘 살람 자이프 전 파키스탄 주재 대사가 파슈툰족 지도자들의 투항 제의에 대해 “굴종보다는 죽음이 낫다”고 일축하는 등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칸다하르에는 오마르의 결사항전 명령에 따라 아랍계와 파키스탄, 중국, 체첸계를 포함한 외국 용병 뿐 아니라 탈레반 병사들도 속속 시내로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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