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새해 예산안을 심의한 3일의 국회 정보위는 여야가 삭감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는 바람에 소득 없이 끝났다.한나라당은 "정보기관의 예산에 대해서도 의회의 통제를 강화해야 할 시기가 됐다"며 '적정 규모의 삭감'을 고집했고,민주당은 "최대한의 긴축 예산인 만큼 한푼도 깎을 수 없다"고 버텼다.전체회의 개의 전 여야 간사인 민주당 문희상,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수 차례 조율을 시도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민주당은 "예산안에 대한 합의없이 회의를 열게 되면 야당에게 정치공세의 장만 열어주는 꼴이 된다."며 회의를 무산시키려 했고,한나라당은 "여당이 회의를 보이콧하려 하느냐"고 비난하는 등 장외 신경전도 치열했다.오후 5시께 가까스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냉전시대의 예산 규모와 정부가 주장하는 화해·협력 시대의 예산 규모가 같은 수 있느냐"며 "합리적인 수준의 삭감"을 주장했다.이에 대해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이번 예산은 초긴축으로 편성됐으며,특히 지금까지 정보기관의 예산을 깎은 적이 없다"는 논리로 '삭감 불가'방침을 고수했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자 김덕규 위원장은 "간사들이 좀더 협의를 하도록 하자"며 회의를 끝냈다.
민주당은 회의가 끝난 뒤 "야당이 끝내 삭감을 고집하면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직권 상정할 수 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은 압박했다.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정보위의 예산안 심의는 예결위 심의로 간주되는데 지금까지 예산안이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 올라간 적이 없다"며 맞받았지만,내심 민주당의 양보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 눈치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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