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연쇄 자살 테러에 이어3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타깃으로 한 보복공격에 나섬으로써 중동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국제적인 요청과 주목 아래 평화를향한 선택을 강요 받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현재로는 화해보다는 걷잡을 수 없는 폭력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
이에 따라 유혈 테러를 보복 응징으로 맞받아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나 비상사태를 발동하고 테러범 색출 등 내부 단속에 나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국제사회의요구를 수용하면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험난한 기로에 서 있다.
특히 미국 등의 비난에 직면한 아라파트 수반의 경우 내부 비판까지 더해 더욱 입지가 좁아지는 형편이다.
이스라엘의 강경론자들은 이번 기회에 아라파트 수반은 물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까지도 테러단체로 규정, 전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샤론 총리는 이날 비상 각료회의를 열고 “아라파트와 그 조직은 오사마 빈 라덴이나 탈레반과 다르지 않다”며 철저한 응징을 다짐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팔레스타인의 비상 사태선포에 대해서도 “아라파트가 국제적인 동정을 얻고 우리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기만전술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고 있다.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주장해온 대표적인 온건파인 시몬페레스 외무부 장관조차도 제동을 걸지 못하는 상태이다.
팔레스타인 내부에서 아라파트 수반의 발언권이 갈수록 약화하면서 자치정부가 흔들리는 것도 ‘막다른 길’로 몰고 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젊은 층들은 이번 테러를 자행한 하마스나 이슬람 지하드 등 과격 단체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철수, 팔레스타인 독립, 난민들의 귀환인정 등 요구 조건들이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다.
팔레스타인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 없이 무장투쟁을 포기하는 것은 무조건 항복에 다름없기 때문에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샤론 총리도 이번 테러 사건을 이용,강경 노선을 적극 밀고 갈 경우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슬람권의 반미 감정을 의식한 미국이 샤론 총리를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다 국제 사회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좋지 않게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테러 사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부에 상당한 짐을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앞으로 미국의 개입정도와 양측의 대화복원 노력에 따라 전쟁과 평화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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