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시인 윤동주를 한국사람보다 더 열심히 연구하고 소개해온 일본시인이 있다. 그는 윤 시인에 대한 연구성과를인정 받아 지난달 29일 세계시문학연구회가 주는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주인공은 일본 시인클럽 회원이면서 지난해부터 전남 순천대 일어일문과 객원교수로재직하고 있는 문예연구가 우에노 준(38)씨.
그가 윤 시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였다. 일본에서예술학회 및 동인지 등에서 활동하며 윤 시인의 시를 접한 우에노 교수는 윤 시인이 자신과 교토(京都) 도시샤(同志社)대학 동문이라는 것을 알고 깊은 애정을갖게 됐으며,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급기야는 1992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우에노 교수는 한국에 온 뒤 윤 시인이 남긴 100여편의 시를 기존 문학연구가와는다른 시각에서 조명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윤동주 일어번역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과‘윤동주 시 연구(별을 노래하는 시인)’ 등 각종 저서를 내고 연구논문을 일본 및 한국의 주요 잡지에 수차례 실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최근에는 순천 한일문화교류회가 마련한 ‘애국시인 윤동주가 들려주는 이야기’행사에서 ‘일본시인이 만난 윤동주의 시 세계’라는 주제강연 및 시 낭송회를 갖기도 했다.
우에노 교수는 “윤동주 시인은 단순한 민족 저항시인이 아니라 내면의 정신적 세계인 기독교를 바탕으로일제에 억압 받는 조국의 해방을 뛰어넘어 인류전체가 고루 잘사는 이상향을 노래한 미래지향적 예언시인”이라며 “95년 도시샤대에 윤동주 시비가 건립된데 이어 일본 곳곳에 윤동주를 기리는 모임이 계속 탄생하는 등 한국보다는 오히려 일본에서 세계적 시인으로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말했다.
순천=양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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