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유럽 순방은 미국 방문때 처럼 급박한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합 유럽의 힘을 감안, 멀리 보는 외교를 펼치는 무대가 된다.순방의 포인트는 노벨평화상 100주년 심포지엄 참석, 유럽의회 연설 등 김 대통령의 ‘브랜드 네임’을 활용할 수 있는 행사다.
■노벨평화상 100주년 심포지엄
김 대통령은 영국(2~5일)에이어 노르웨이(5~7일)를 방문, 노벨평화상 100주년 심포지엄에 참석한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아웅산 수지 여사가미얀마 정부의 통제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개인적 사유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정세 불안으로 불참할 뿐 생존수상자 39명 중 35명이 참석한다.
김 대통령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과 함께 ’20 세기의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심포지엄의 첫 발제를 맡는다.
■유럽의회 연설
김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10~11일)의 유럽의회 본회의에서아시아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한다.
유럽의회가 김 대통령을 초청했다는 사실은 까다로운 유럽인들의 눈에도 한국이 비중있는 국가로 인식되고있다는 의미다.
김 대통령도 이 같은 점을 중시, 연설에서 한국과 유럽의 밝은 미래와 유대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경제 지도자 간담회
영국에 이어 헝가리(7~10일)에서도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는 행사는 세일즈 외교,실리 외교의 측면에서 중요하다. 두 국가는 유럽연합(EU)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이들에게 ‘셀 코리아(SellKorea)’가 통한다면 EU 전체 공략이 가능해진다.
EU는 세계 GDP의28.0%(14조8,330억 달러), 총교역의 37.4%(4조2,860억 달러)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으로 우리에게는 미국에 이은 제2의 수출시장이자 외국투자 유치액의 29%를 차지하는 1위의 투자자다.
영국은 EU 국가 중 제2위의 교역 대상국이고 제1위의 무역흑자 대상국이며 우리가 EU국가중 가장 많은 투자를 한 나라다. 헝가리는 1989년 동구 국가 중 처음으로 우리와 수교 했으며 경제발전 잠재력이 크다.
■캠브리지대 학위수여와 영국 여왕 만남
김 대통령이 캠브리지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엘리자베스 여왕을 만나는 것은 영국 국민에게 어필할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캠브리지대는 김 대통령이 1993년 정계은퇴 시절을 보냈던 곳. 당시이웃집에 살던 호킹 박사와 면담하고, 자신이 살았던 김대중 하우스를 방문한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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