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이 본격적인 ‘월드컵 16강’ 체제에 들어갔다.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과 대표선수들은 조 추첨식이 끝나기 무섭게 2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집결, 미국과의 서귀포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 평가전(9일)을 위한 합숙훈련을 시작한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 유럽의 다크호스 폴란드, 북중미의 강호 미국과 예선리그를 치르게 된 히딩크 감독은 “지금의 발전속도라면 충분히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조추첨 결과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던 선수들 역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도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에 대한 면밀한 전력분석에 나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축구협회는 98 프랑스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기술위원회 산하 실무팀을 가동, 3개국에 대한 총체적 전력 분석작업을 마친 뒤 국가당 2명 이상의 기술위원을 배정해 구체적인 정보수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들 3개국이 ‘98년 상대보다 더 강하다’는 자체평가를 내리고 있는 축구협회는 경기력 향상 못지 않게 정보전에서 16강 진출 여부가 좌우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담당 실무진은 해당국의 대표팀 경기(A매치)는 물론 각국의 주요 선수가 뛰고 있는 프로리그와 준비캠프에까지 파견돼 ‘첩보요원’ 수준의 정보수집활동을 벌일 계획. 협회 관계자는 “과거 팀 전술과 같은 기초적인 정보에만 의존해 본선을 대비하던 방법으로는 도저히 월드컵 1승을 기대할 수 없다”며 “상대팀 선수의 신상정보는 물론 습성까지 파악하는 주도 면밀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월드컵 16강 진출은 개최국에게 주어진 지상명령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월드컵 성공개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6강 진출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포르투갈과 폴란드 등의 경기를 직접 참관, 16강 진출의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9일 평가전은 물론 내년 1월 북중미 골드컵 예선리그서 맞붙게 된 미국이 한국의 월드컵 D조 본선상대로 결정되자 향후 미국과 관련된 대표팀 일정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대표팀의 전력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보안책을 마련키로 한 축구협회는 미국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선수 기용에 신중을 기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 역시 미국과의 평가전 계획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베스트 멤버를 이루지 못해 최상의 경기는 보여주기 힘들 것”이라며 최대한 전력노출을 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