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에서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죽음의 조’가 편성됐다.1986년 멕시코 대회 E조(덴마크, 서독, 우루과이, 스코틀랜드)를 비롯, 94년 E조(멕시코, 아일랜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98년 D조(스페인, 나이지리아, 파라과이, 불가리아) 등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는 비슷한 전력의 팀들이 한 조에 편성되는 불운으로 예측 불가능한 혈전을 펼쳤다.
그러나 한일월드컵 F조에 포함된 본선진출국들은 남은 6개월 동안 조추첨 사상 최악의 ‘저주’애 잠 못 이룰 것으로 보인다.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는 시드국 아르헨티나를 비롯, 월드컵 랭킹에 밀려 아쉽게 시드배정을 못받은 강호 잉글랜드, 또한 ‘잉글랜드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북구의 패자 스웨덴이 나란히 F조에 편성됐다.
설상가상으로 F조의 마지막 팀이 아프리카의 최강 나이지리아로 드러나자 행사장에 있던 모든 참석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조추첨 이틀 전 “아르헨티나, 프랑스, 이탈리아만 피하면 다행”이라던 스벤 고란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은 우려하던 걱정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됐고 우승을 내다보던 아르헨티나 역시 예선통과에 목을 매야 할 처지가 됐다. 월드컵 준우승 경력이 있는 스웨덴과 아프리카의 최강 나이지리아 역시 무거운 마음을 안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개최국 프랑스가 소속된 A조에서도 고전과 이변이 예상된다. 처녀출전한 세네갈은 공교롭게도 골키퍼를 제외한 전 선수가 프랑스리그에서 활약하고 있고 우루과이와 덴마크 역시 월드컵에서는 ‘한 몫을 하는 팀’들이기 때문이다.
한편 죽음을 피하면 자연스레 평화로운 삶을 보장받는 것이 조추첨의 섭리.
남미예선서 혼쭐이 났던 브라질은 월드컵 본선 출전자체가 기쁜 중국, 터키 등과 C조에 편성돼 무난히 16강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E,G조의 독일과 이탈리아 역시 각각 사우디와 에콰도르를 만나 예선에 대한 부담이 가벼워졌다는 반응이다. 98년 대회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스페인도 슬로베니아와 남아공을 만나는 ‘행운’을 잡았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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