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조총련 중앙본부가 자리잡은 도쿄(東京) 치요다(千代田)구 후지미(富士見)의 주택가는돌연한 소란에 휩싸였다.도쿄 경시청 수사2과(경제사범 담당)의 압수수색 방침을 전해들은 조총련 관계자들은 오전 6시께부터 본부 앞에 모여들었다.대부분 30·40대의 건장한 남자인 이들은 일본 경찰수사관들이 도착한 9시께에는 500여명으로 불어났다.
‘정치탄압을 즉각중단하라’ 등 현수막을 펼치고 4중의 인(人)의 장벽을 친 조총련측은 경찰기동대 차량들을 에워싸고 “돌아가라”고 함성을 지르며 기세를 올렸다.
40대의 한 여성은 “이곳은 공화국의 대사관과 같은 곳인데, 어딜 함부로 들어오느냐”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오전 10시께 200명으로 증강된경찰 기동대는 방패를 앞세우고 강행 돌파를 시도했다. 약 5분간의 난투가 벌어진 끝에 경찰은 뒤로 물러 섰으나 조총련 관계자 가운데는 얼굴에 피를흘리는 사람도 보였다.
양측의 대치는 경찰간부가 중앙본부 내에 들어갔다가 돌아온 오전 11시께 풀렸다. 수사원 약 50명이 종종걸음으로 건물안으로 들어 섰으나 조총련측은 “돌아가라”를연호할 뿐 몸으로 막아서지는 않았다.
경시청은 이날 중앙본부와 도쿄 아키시마(昭島)시의 서동경본부, 분쿄(文京)구 센코쿠(千石)의 도쿄본부 등조총련 3개 시설에서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조총련계 신용조합에서 흘러나간 자금의 행방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조긴도쿄’(朝銀東京)뿐만 아니라 다른 조총련계 신용조합의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어서 조총련과의 마찰은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