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본격적인 바닥 다지기에들어갔다. 하지만 경기회복을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 을 보면 미국,일본 등 선진국경기 침체가 예상밖으로 길어지면서 수출,투자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소비,건설등이 견실하게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감소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향후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생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감소했지만,지난달초 추석 연휴에 따른 생산일수 축소를 감안하면 실제론 1.8%나 증가하는 등 '선전'했고,경기종합지수도 상승세를 타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출과 투자가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확전조짐,최근 낙관보다는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는 미국경기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바닥을 치고 회복국면으로 'U턴'했다고 진단하기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내수가 경기 버팀목
10월중 생산과 출하는 감소했지만,내수가 플러스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내수의 견조한 증가세가 경기침체를 막는 결정적인 버팀목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예컨대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는 9월의 7.8%보다는 둔화했지만 도매,소매,자동차판매 등의 전반적인 호조로 4.6%나 늘었다. 특히 내구용 소비재출하는 승용차(20.3%),휴대용 전화기(13.2%),정수기(28.6%)등에 힘입어 13.2%나 증가,미극 테러사태 등에도 불구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시행된 특소세인하도 내수경기를 부양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또 현재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6개월후의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경우 지난1월 98.3을 기록한 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 8월부터 2개월연속 증가했으며,동행지수도 6개월째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국내외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경기종합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바닥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상반기 저점 통과 유력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9월.10월 산업동향을 감안할 때,경기가 더이상 악화하지 않고 당분간 횡보하다가 내년 상반기에는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정경제부 권오규 차관보는 "3·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소비,건설경기등이 호전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불확실성 요인이 많다"면서 "현재의 상황은 바닥을 다지는 단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경제성장의 견인차인 수출과 투자가 아직 부진한 상황에서 섣불리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게 정부의 시각이다.따라서 내년 경제운용 방향도 과잉부양 비판에도 불구,재정지출 확대,서비스업활성화 등 내수부양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경제동향실장은 "국내 경기는 내수가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악화되지 않고 현 상태로 제걸음을 할 것"이라며 "미 경제의 회복과 테러전쟁의 확산여부,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의 반등이 국내 경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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