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상업적으로 하려 했으면 객원보컬을 써서 애절한 발라드를 타이틀로 세웠겠지요.하지만 그건 아닙니다.”노바소닉의 리더 김영석(프로듀서ㆍ베이시스트.33)의 말이다.
변신을 두고 대뜸 상업성에 혐의를 두는 일부 비판을 염려해서다. 노바소닉 3집이 달라졌다.
거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사운드,김진표(24)가 격렬하게 토해내는 분노에 찬 사회비판적 랩… 상징적인 소리 대신 낯선 음악이 줄을 잇는다.
타이틀곡 ‘나쁜 여자’는 특유의 사운드에 가까운 빠른 비트의 펑크록이지만 김영석은 애잔하고 진득한 록발라드 ‘혹시’를 불렀다.
기타리스트 김세황(30)도 맑은 어쿠스틱사운드와 파워풀한 목소리가 묘하게 조화된 포크록 ‘그대의 이름만으로’를 들려준다.
“익스트림이나 미스터 빅 처럼 해보려 했다”며 쑥스러워하면서.
이들은 “뮤지션에게 변신은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변화를 낯설 어하면서도 정작 전작과 비슷한 앨범을 들고 나오면 “왜 맨날 그 모양새냐”는 비판을 한다.
이런 이중성을 두고 고민하다 결국 변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들 밴드에서 10년 이상씩 연주활동을 해오던 사람들입니다.늘 고집하던 스타일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지요. ”
그래서 속주에 집중하던 전과는 달리 소리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에디팅(editing)비중을 늘려 깔끔한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 멜로디라인도 풍부해졌다.
“3집을 듣고 떠날 팬들도 있겠지만 새로 생겨나는 팬도 있을 법하다”는 드러머 이수용의 자신감이 헛되게 들리지 않는다.
발라드를 더 잘 부르는 ‘부활’의 이성욱과 음습한 포효로 상징되는 ‘크래쉬’ 안흥찬 등 막강한 객원싱어가 듣는 맛을 더한다.
변신을 계기로 노바소닉의 음악적 정체성에 대해 물었다.
“크로스오버죠.랩과 메탈과 여러 가지가 섞인. 하지만 기본은 록입니다.” 비중만큼 대접받지 못하는 록음악.
이들도 “내년이면 좋아질 것”이라는 덧없는 낙관을 10년 넘게 했다. 물질적인 한계도 안타깝다.
“록이 사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거든요?그런데 댄스나 기계음악의 발달에 비해 록그룹을위한 여건은 오히려 후퇴했어요.”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희망을 찾는다. “요즘 록을 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하는 거죠.‘우리나라 밴드음악 듣느니 외국 뮤지션의 수입CD를 듣겠다’는 소리가 안 나오도록 말이죠.”
헝그리 정신이다. 이런 열정과 진지함이 허황된 쇼비즈니스가 판치는 가요계를 든든히 받쳐 주고, 음악 팬들에게 우리 밴드음악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을 심어주는 것은 아닐까.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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