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 크리스틴, 라울, 유령 그리고 그 외 모든 배우들. 숨결이 하나하나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노래들을 어찌나 잘하는지. 무대세트도 거의 환상이었습니다. 마치 마술을 본 느낌입니다.”(28일 새벽 ‘오페라의 유령’ 공식 사이트 ‘www.thephantom.co.kr’에 올라 온 장석진씨의 글)12월 2일 오후 3시 LG아트센터에서 첫 선을 보이는 100억 원짜리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Opera)’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협찬사(하나은행) 관계자와 네티즌 투자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27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프리뷰 공연을 가진 것이다.
25일에도 배우 가족들이 보는 자리에서 리허설 공연을 가졌지만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2시간 30분짜리 공연 전부를 보여준 것은 처음이다.
언론 취재를 엄격히 막은 이날 프리뷰 공연에 대한 관객의 평은 ‘찬사’ 그 자체다.
본 공연을 기다려 온 뮤지컬 팬이라면 몸이 달아오를 정도로 칭찬 일색의 감상문이 28일 현재 ‘오페라의 유령’ 인터넷 사이트에 계속 올라오고 있다.
내년 6월 30일까지 계속되는 본 공연기간 중 한 번 더 보겠다는 팬도 있다.
“바닥에선 불길이 솟구쳐 오르고, 지하를 밝히는 촛불은 바닥에 가득하고…. ‘무대를 저렇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처음 느꼈다.”(권영이씨)
“무대세트, 조명, 배우 의상, 모든 것이 상상을 초월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탄사만 연발하다가 돌아왔다.”(원성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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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기록들
주인공 유령 역을 맡은 윤영석에 대한 칭찬도 눈길을 끈다.
“윤영석님. 정말 대단하시군요. 오디션 때 외국 사람들이 ‘우리의 팬텀이 여기에 왔다’라고 했다는데, 그 말 진짜였습니다.”(장윤영씨)
1986년 런던 초연 이래 13개 국가, 100여 개 도시에서 공연된 명성, 9차례 오디션을 통한 한국배우 캐스팅 등으로 벌써 반 년째 화제를 몰고 다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금까지 ‘오페라의 유령’ 연출만 8차례 한미국의 베테랑 연출가 아티 마셀라와 공동제작사인 영국의 RUG사는 정말 브로드웨이 수준의 작품을 한국 무대에 올린 것일까.
제작 총감독을 맡은 설도윤 ㈜제미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아티 마셀라는 물론 안무가 패트리샤 머린, 음악감독 가이 심슨 등 외국인 스태프가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작품보다 훨씬 낫다’고. 제가본 1992년 영국 공연 작과 비교해 봤을 때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음을 확신합니다.”
‘오페라의 유령’은 잘 알려진 대로 아름답고 슬픈 서양의 유령 이야기다.
무대는 19세기 말 파리의 오페라극장. 여배우 크리스틴을 사랑한 유령이 극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이들의 사랑을 질투한 크리스틴의 약혼남 라울까지 납치하다가, 결국 쓸쓸히 사라지고 만다는 내용이다.
가스통 르루의 원작소설(문학세계사 발행)이 지난 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원작 자체의 구성력이 탁월하다.
설도윤 총감독이 들려주는 무대 위의 ‘오페라의 유령’의 마력은 소설보다 훨씬 강하다.
천장에서 느닷없이 떨어지는 150㎏짜리 샹들리에, 안개 사이를 뚫고 서서히 흘러가는 선박, 거울 속에서 튀어나오는 유령 등 무대 위에서만 가능한 볼거리가 끊이질 않는다.
호주에서 들여온 컨테이너 2대 분량의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배우 의상도 놓칠 수 없다.
한국 배우들의 한국어 공연인 만큼 ‘The Phantom of the Opera’ ‘Think of Me’ ‘Music of Night’ 등 뮤지컬 히트곡과 대사를 이해하며 들을 수있는 점도 큰 매력이다.
‘다른 배우들보다 성량이 2배 이상’이라는 유령 역의 윤영석, 맑고 청아한 음색의 이혜경(크리스틴), 굵고 지적인 바리톤 목소리를 들려주는 성악 전공의 뮤지컬배우 류정한(라울) 등 배우 36명의 노래와 연기를 보고 듣는 맛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두 달 동안 뮤지컬 제작 전 과정을 지켜본 ㈜클립서비스(뮤지컬 전문지 ‘TheMusical’ 발행)의 홍승희 과장은 “13일부터 시작된 런 스루 공연(Run-throughㆍ의상을 입고 무대 위에서 하는 리허설)때 이미‘오페라의 유령’은 완성됐다”며 “쉽게 만족하지 않는 연출가 아티 마셀라의 꼼꼼함, 하루 10시간씩 연습에 매달린 배우들의 노력 등이 본 공연에서그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이면 LG아트센터를 배회할 ‘유령’이 한국 관객을 어느 정도까지 놀라게 할지 궁금해진다. 화~금 8시, 토 3시ㆍ8시, 일 2시ㆍ7시. (02)2005-0114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써치 연습실에서 있은 ‘오페라의 유령’ 출연 배우들의 연습 장면. 배우들의 노래ㆍ대사 연습, 이혜경 윤영석 김소현(오른쪽부터) 등 주연 배우 3명의 발성 훈련.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기록들
12월 2일 국내 초연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4월 23일 제작 발표회를 가진 후 지금까지 풍성한 기록을 쏟아냈다.
우선 제작비 100억 원부터가 국내 뮤지컬 사상 초유의 기록이다. 1995년 초연된 뮤지컬 화제작 ‘명성황후’의 제작비 10억 원의 10배다.
LG아트센터라는 1,100석짜리 대극장을 7개월 간 임대한 것도 기록이라면 기록이다.
7월부터 시작한 예매도 놀라운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12월과 1월 공연만 예매를 하고 있는데 12월분은 90%, 1월분은 50% 정도 팔렸다.
개막일인 2일과 크리스마스를낀 24, 25일, 연말인 30, 31일 티켓은 매진됐다. 예매 첫날인 7월 23일에만 12월 2일 첫 공연표의 90%가 나갔다.
이같이 높은 예매율은 곧바로 판매금액과 연결된다.입장권 가격은 VIP석 15만 원, R석 10만 원, S석 6만 원, A석 4만 원, B석 3만 원.
제작사인 ㈜제미로는 27일 현재까지 3만 7,000여장의 입장권이 팔렸으며 그 금액은 4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추세라면 공연 4개월째부터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최장 런 스루 공연(12일)과 최장 프리뷰 공연(6일) 기록도 세웠다. 10월 23일 실시한 네티즌 펀드 공모에서 불과 5초 만에 목표액인 2억5,000만 원을 달성한 것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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