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硏 전문가 5인 '국내경기' 전망예상보다 높았던 3ㆍ4분기 성장률, 증시활황, 풀리는 소비심리…. 극한 침체의 실물경제 곳곳에 청신호가 감지되면서,경기회복 기대감도 한껏 고조되고 있다.
과연 한국경제는 바닥을 친 것일까. 현 경기상황과 전망, 향후 정책방향을 박동철(朴東哲)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 오문석(吳文碩)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센터장, 정한영(鄭漢永) 금융연구원 경제동향팀장, 허찬국(許贊國)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장, 홍순영(洪淳英)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 등 5명의 민간경제연구소 거시경제 총괄책임자들에게 들어본다.
◆경기 살아나고 있는가
회복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공통된 분석. 홍순영 박사는 “경제성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수출이 계속 부진하고 투자도 침체된 상황에서 내수중심의 회복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오문석 박사는 “3ㆍ4분기 성장은 재정기여가 컸으며 제조업은 여전히 침체상태다”며 “수출과투자가 살아나야 비로소 경기회복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증시활황과 관련, 정한영 박사는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주변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유동성 장세가 겹친데 따른 것으로 우리경제의 경기회복을 반영한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저점과 반등
현 경기상황은 ‘바닥통과중’으로 집약된다. 앞으로 더 나빠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저점도달’이란분석은 가능하지만, 즉각 반등이 아닌 바닥이 내년 상반기까지 길어지는 U자형 패턴을 예상하고 있다.
박동철 박사는“국내총생산(GDP)증가율과 저점과는 통상 2분기 정도 시차가 생긴다”며“완전한 저점은 내년 2ㆍ4분기가 될 것”이라고말했다. 허찬국 박사도 “수치상 4ㆍ4분기 성장률이 높아져 3ㆍ4분기가 저점처럼 보이겠지만 이는 기술적 반등요인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정한영 박사는 지난 3ㆍ4분기부터 내년 1ㆍ4분기까지 경기저점이3분기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본격적 반등시점은 빨라야 내년 2ㆍ4분기, 대체로 3ㆍ4분기가 유력하다.
◆정책수단과 조합
5명의 전문가 모두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부양기조가 필요하며, 가장 유효한수단은 재정지출확대라고 주장했다.
재정확대가 재정악화를 초래한다는 지적과 관련, 허찬국 박사는 “내수부진이 지속된다면 2003년 균형재정목표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고,
정한영 박사는 “명목경제성장률이 시장금리보다 낮아진다면 오히려 재정은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선(先)경기회복-후(後)재정균형’론을 폈다.
저금리정책 역시 인플레 압력이 없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추가금리인하는“투자진작효과가 적고 자금부동화를 초래할 수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정한영박사)과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면 더 낮출 여지도 있다”는 의견(오문석ㆍ허찬국 박사)이 엇갈렸다.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감세정책에 대해선 신중론이 많았다. 홍순영 박사는 "감세는 조세정책차원에서 이뤄져야 바람직하다"고 밝혔고, 박동철 박사도 "경기 부양 뿐 아니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감세는 추진해야 하지만 내수진작의 핵심수단은 재정정책이며 금리·감세는 보조수단이다"고 밝혔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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