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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나무 터널 저멀리 바다가 손짓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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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나무 터널 저멀리 바다가 손짓하네

입력
2001.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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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영종도15일 서해안에 섬과 섬을 연결하는 큰 다리가 생겼다.

선재도(인천 옹진군)와 영흥도(인천 옹진군)를 연결하는 영흥대교이다.

두 개의 붉은 기둥을 바다에 꽂아 연결한 영흥대교는 화력발전소의 건설 때문에 세워졌다.

그러나 인천 연안부두 혹은 선재도까지 배를 타야 육지로 나갈 수 있었던 섬 주민들에게는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수도권 주민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풍광과 운치가 만만치 않다. 강화도, 제부도, 대부도, 영종도 등에 이어 큼직한 가족나들이터가 새로 생긴 셈이다.

영흥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약 32㎞ 떨어진 섬. 인천 옹진군에서 백령도에 이어 두 번 째로 큰 섬이다.

여름 피서철에나 다소 붐비지만 배를 타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아직 때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영흥도에는 큼직한 해수욕장만 세 곳이 있다. 용담이, 십리포, 장경리 해수욕장이다. 지금은 쓸쓸하리만치 한산하다. 겨울바다의 정취에 푹 빠질 수 있다.

영흥도 배터에서 서남쪽에 놓여있는 용담이 해수욕장은 수 년 전 새로 개발된 곳으로 약 1㎞에 이르는 백사장이 백미이다.

용이 승천한 연못이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연못근처 샘의 물맛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수령 100년을 자랑하는 해송군락이 운치를 더해준다. 갯벌에는 낙지, 굴, 바지락, 동죽, 고동, 게 등이 지천이어서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영흥도 북쪽 끝에는 십리포해수욕장이 있다. 십리포라는 이름에서 꽤 넓은 해변을 떠올리겠지만 해안선의 길이는 고작 200여m.

영흥도 선착장에서 10리 정도 떨어져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작은 해안선에 전국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명물이 있다.

서어나무 군락지이다. 약 150년 전 내동마을의 주민들이 심어놓은 인공림이다. 바람이 심해 농사를 지을 수 없었던 주민들은 방풍림을 조성하려 했는데 땅이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져 있어 어떤 나무도 살지 못했다.

그래서 척박한 땅에 강한 서어나무를 구해 왔다. 구덩이를 깊게 파고 흙을 식재한 후 정성껏 가꿔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십리포 해수욕장 뒤편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여름에는 피서객에게 그늘을 주고 피서철이 지나면 방문객에게 멋진 오솔길을 제공한다.

멋스럽게 구부러진 나뭇가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보람이 있다. 안에 들어있으면 설치미술의 한 가운데를 걸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장경리해수욕장은 십리포 인근에 펼쳐진 해변. 노송지대 1만여 평이 자리잡고 있고 그 앞으로 약 1.5㎞의 백사장이 펼쳐진다. 서해 낙조를 즐기는 명소이다.

영흥도에는 약 5㎞구간의 임도가 있다.

십리포해수욕장에서 최고봉인 국사봉까지 이어져 있는데 가벼운 등산을 즐기거나 산악자전거를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멀리 인천 송도신도시 예정지와 시화호, 인천항을 들고나는 외항선의 모습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국사봉 기슭에 절이 하나있다. 조선시대에 건립됐다가 1992년 대규모 중창불사를 한 통일사이다.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약 700m를 오르면 된다.

실향민의 가슴을 달래고 하루 빨리 통일이 오기를 기원하는 절이다. 약 200여 명의 신도가 있는데 멀리 부산에서도 이 곳을 찾아 망향의 설움을 달랜다고 한다.

영흥도는 또한 낚시의 명소이기도 하다. 잠시만 배를 타고 나가도 우럭, 광어등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서툰 사람도 즐길 수 있는 낚시가 있다. 망둥어 낚시이다. 영흥대교 아래, 섬 주위의 갯바위에 걸터앉아 아무 미끼나 꿰어던져도 손바닥만한 망둥어가 쉴 새 없이 올라온다.

고춧가루를 풀고 매운탕을 끓이면 마음까지 얼큰해진다.

/영흥도(인천)=글 권오현기자 koh@hk.co.kr

■가는 길

제2경인고속도로를 타다가 서창분기점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길을 바꾸고 월곶IC에서 빠진다.

시흥시 시화산업단지로 방향을 잡아 계속 직진하면 시화방조제, 방조제를 건너면 대부도이다.

대부동 삼거리에서 선재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영흥도까지 새로 놓인 왕복 2차선 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노선버스도 새로 생겼다. 인천구터미널(용연동)에서 오전 6시40분, 10시 30분, 오후 2시, 5시 등 네 차례 영흥도행 버스가 출발한다.

영흥도 선착장 인근의 터미널에서 내리는데 섬 안에서는 영흥버스(032-886-7048)를 이용하면 어느 곳이든지 갈 수 있다.

■쉴 곳

아직 숙박시설이 풍부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 해수욕장인근에 민박집이 몰려있다.

장경리의 바다와 들녘(032-882-3433)이 비교적 규모가 큰 민박집. 한꺼번에 40여 명을 수용하며 서해바다의 낙조를 만끽할 수 있다.

영도여관(886-7106), 장경리솔밭(886-8603), 금강산민박(886-7356), 서해민박(886-4694) 등이 묵을만한 곳이다.

■먹을 것

영흥도의 으뜸 먹거리는 포도와 바지락 칼국수.

영흥포도는 여름에도 시원한 해양성기후 덕분에 과육이 치밀하고 향기가 짙다. 당도도 평균 17도로 다른 지역의 포도보다 4, 5도 높은 편이다.

포도는 물론 포도액도 판매한다. 영흥도에서는 산란기인 7, 8월을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바지락을 수확한다.

씨알이 굵은 영흥바지락은 피로회복과 숙취해소에도 효험이 있다. 바지락국물에 호박 등을 썰어넣은 바지락 칼국수는 영흥도의 자랑.

뜨겁고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다. 영흥도바지락칼국수(032-886-2089), 김가네칼국수(883-0433)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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