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탈레반 정권의 근거지이자 최후저항 거점인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인근에 대규모 해병대 병력을 투입, 탈레반의 마지막 숨통을 끊기 위한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했다.미국은공습 50일째이자 탈레반의 북부 마지막 거점인 쿤두즈가 함락된 25일부터 아라비아해에 주둔 중인 제 15ㆍ26 해병원정대 병력을 칸다하르 남서쪽20㎞ 지점의 임시 비행장에 투입했다.
특수 작전과 게릴라전은 물론, 재래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해병대는 무력 점령을 전제로 투입돼, 공습과 북부 동맹을 앞세운 미국의 대 아프간 전략이 대규모 지상전으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27일까지 모두 2,000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미 지상군 투입 배경 및 전망
탈레반 사령부가 포진한 칸다하르는 북부동맹이 탈레반을 압박해 온 북부 지역과 달리 반 탈레반 세력이 약해 미국은 무력을 바탕으로 직접 탈레반과 알 카에다를 공격할 전망이다.
쿤두즈 점령 등을 둘러싼 파슈툰과 우즈벡, 타지크족 등의 세력 다툼, 외국 용병 처리를 놓고 빚어진 북부 동맹과의 마찰,수 천명에 불과한 칸다하르 일대의 빈약한 반 탈레반 세력 등의 현실도 전략 변경을 재촉했다.
25일 밤부터 CH-53,CH-46 등 수십 대의 헬기를 통해 탱크와 대포 등 중화기와 함께 투입된 해병대는 전진기지를 확보한 후 오사마 빈 라덴 추적과 탈레반 진지 급습, 이미 투입된 수백명의 특수 부대 활동 지원, 퇴각로 차단 등의 작전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1만5,000파운드 짜리 초대형 폭탄인 BLU-82(데이지 커터) 등을 동원한 융단 폭격을 계속 퍼부어 탈레반 진지를 파괴하는 동시에 이들의 이탈을 노리고 있다.
대규모 병력이 전투를 치를 경우 사상자도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칸다하르는 1,500m 이상의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데다 구 소련과의 전투 등을 치른 탈레반은 시가지 게릴라전에 매우 능하기때문이다.
2개 원정대 소속 병력은 1개 여단으로 재편성되며 2개 대대로 나뉘어 작전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지휘관은 제임스 매티스 준장으로걸프전에 참전한 제 7 해병대 1 대대장을 역임한 베테랑이다.
▼탈레반의 저항
외국 용병 5,000명과아프간 출신 탈레반 1만2,000명 등 1만7,000명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병력 규모가 2만~5만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 핵심 조직원인데다 더 이상 물러 날 곳이 없어 결사항전과 칸다하르 사수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에서 밀수된 탄약을비롯한 군수품과 유류 등의 최대 보급지인 접경 도시 스핀 볼다크에서 불과 48㎞ 떨어진 타흐타풀이 파슈툰족 군벌에 점령되는 등 점점 궁지에 몰리고있다.
특히 파슈툰족 지도자들의 투항 설득에 굴복한 투항 세력이 속출하는 등 ‘급속한 붕괴’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해병원정대
제 15ㆍ26 해병원정대는 각각 노스 캐롤라이나주 레준 캠프와 캘리포니아주 펜들튼캠프에 본부가 있으며 각각 2,200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부대는 각각 600~800명 규모의 보병 대대와 항공 중대, 지원 중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보병 대대와 별도인 지상 작전 부대는 박격포ㆍM-1 탱크 등 중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항공 중대는 코브라 등 공격 및 수송용 헬기,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AV-8B 해리어 점프 전투기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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