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주가가 29.38포인트나 폭등, 순식간에 지수 670선을 돌파하는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모건스탠리, CSFB, 현대증권 등이 한국 경제의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이에 따라최근 2개월동안의 주가상승이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실물경제의 회복에 바탕을 둔 추세적 변화라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 주가 상승, 충분한 이유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난9월21일 연중 최저치인 463.54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2개월여만에 20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에 대해서는 저평가됐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자연스런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변양호(邊陽浩)금융정책국장은 “일부에서는 주가상승의 원인을 유동성 장세에서 찾고 있지만, 사실은 그동안 저평가됐던 주가가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權純旴) 연구위원도 “주가가 660선까지 회복한 것은 실물경제의 회복보다는 그동안 한국의 주가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여파로 다른 나라보다 저평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연구위원은 “미국 테러사태 이후 한국경제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고, 대기업 부실의 위험이 줄어들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고설명했다.
■ 주가 상승, 실물경제 회복징조인가
주가 상승과 맞물려 최근KDI가 올해의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5%로 상향한데 이어 모건스탠리(1.3%a2.2%),CSFB(2%내외a2.4%)등도 일제히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실물경제도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기가 바닥에 왔음을 인정하면서도 본격 회복여부는10월과11월 실물지표를 확인한 뒤에나 알 수 있다는 유보적 입장이다.
재경부 김영과(金榮果) 종합정책과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10월 실물경제 지표’가 발표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추석효과로 9월 중 5.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산업생산이 10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실물경제가‘U자형’의 바닥을 지나 상승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상승 속도는 매우 완만하다”고 설명했다. 권순우 연구위원도 “주가 상승은 경기 회복의 신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주가 상승,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또 660선까지 상승한 주가가 실물경제의 회복과는 무관하게 상승을 거듭할 경우 후유증까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불과 두 달동안 주가가 2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4%대 후반이던 국고채 금리가 5%대 후반으로 급등하고,1,300원대이던 원ㆍ달러 환율이1,260원대로 하락하면서 거시경제에 먹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재경부 김 과장도 “급등했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경제에 새로운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며, 빈부격차와 일부 계층의 과소비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권순우 연구위원도 “실물경제가 동반 회복되지 않을 경우 주가급등은 오히려 금리와 환율의 널뛰기를 부채질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