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구 유고 전범재판소(ICTY) 재판관에 취임한 권오곤(權五坤)전 대구고법 부장판사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60) 전 유고연방 대통령을 직접 심리하게 됐다. 권 재판관은 25일 “최근 밀로셰비치 심리를 전담하는 ICTY 사실심리부 제3부에 배치됐으며, 자료 검토와 재판관들간의 세미나를 거쳐 내달 11일 첫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구 유고에서 일어난 반인륜적 전쟁범죄에 한해 재판을 진행하는 ICTY에는 16명의 재판관이 있으며 사실심리부 1,2,3부에는 재판관 3명씩 9명이, 항소부에는 7명의 재판관이 각각 배치돼 있다.
이에 앞서 ICTY는 23일 1992~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을 주도한혐의로 밀로셰비치를 공식 기소했다.
이미 코소보,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전범으로 기소된 밀로셰비치는 전쟁범죄 중 가장 중대한 범법 행위인 집단학살혐의로 국제 법정에 기소되는 첫번째 전직 국가수반이 됐다.
6월 28일 ICTY에 전격 인도된 밀로셰비치는 과거 10여년간 발칸반도 유혈내전과 관련, 총 66개 혐의로 기소됐으며, 어떤 혐의로든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첫 정식재판은 내년 2월 12일 열린다.
권 재판관은 “밀로셰비치의 집단학살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그가 특정 국민,인종, 민족, 종교그룹을 파멸시킬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에서의 선거를 통해 임기 4년의 ICTY 재판관으로 선출된 권 재판관은 지난 9일 ICTY 본부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출국했으며 22일 재판관으로 취임, 업무를 시작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