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이지만 건전한 경기확장은 아니다.”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훨씬 넘는 1.8%로 집계됐지만 한은은 오히려 섣부른 ‘잔치’를 경계했다.
정정호(鄭政鎬)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2일 “금리인하 및 재정지출 확대 등에 힘입어 내수가 성장하면서 예상치를 넘는 성장률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출과 투자 위축세가 지속된 만큼 아직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서비스업 생산 주도
경제활동별 실적은 제조업이 감소한 반면, 건설업과 서비스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컴퓨터, 반도체 등의 생산이 감소한 제조업은 전분기 대비 2.8% 감소했으나 사회간접자본(SOC) 및 학교 건설에서 호조를 보인 건설업이 7.3%, 서비스업이 3.8% 증가했다. 지난 해 성장을 주도했던 IT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0.9%가 감소해 성장을 갉아먹은 반면, 자동차 선박 철강 등 굴뚝산업이 2.3% 증가,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소비·건설은 성장, 수출•투자는 감소
소비ㆍ투자ㆍ수출 등 지출항목별 성장 내용은 1ㆍ4분기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한 민간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재정지출 확대 등에 따라 건설투자가 8.3%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해 10.8% 감소한 전분기에 비해서도 감소세가 오히려 확대됐다. 수출 역시 컴퓨터ㆍ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의 GDP 성장 기여율은 전분기 각각 54.9%, 4.9%에서 97.5%, 69.4%로 높아진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19.9%에서 -126.3%로 크게 하락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에 따라 재정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해 3분기 성장률 1.8% 가운데 0.9% 포인트의 성장분을 담당, 성장 기여율이 51.3%에 달했다.
▼내년 2ㆍ4분기 회복세 진입 전망
정 국장은 “경기흐름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계절변동 조정 실질 GDP는 1분기(0.3%)와 2분기(0.4%)에 이어 이번에 1.2%가 증가, 3분기 역시 적어도 1~2분기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계절변동 조정계열 분기 성장률 추이 그래프를 보면 3분기 역시 2분기 수준에서 횡보하는 것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향후 경기전망과 관련, “유가하락, 아프간 전쟁 조기종결 기대감, 특소세인하, 재정정책 등 호재와 악재간의 대립과 혼돈이 예상된다”면서도 “추가적인 경기하락의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미국 경기가 회복단계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ㆍ4분기부터 수출과 투자에 활력이 일면서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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