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등 주요 도시에서 탈레반이 퇴각한이후 아프가니스탄의 권력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자 유엔 등 국제기관이 약탈당하고 강도가 횡행하는 등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지고 있다.에릭 팔트 유엔 대변인은 21일 카불에서기자회견을 갖고 동부 잘랄라바드의 유엔 사무소에서 컴퓨터, 라디오, 오토바이, 사무용품 등을 약탈당했으며 마자르-이-샤리프 사무소에서도 차들이모두 도난 당하는 등 유엔 사무소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지난 주 마자르-이-샤리프와카불 사무소가 약탈당했으며 이번 주에도 구호용품 200톤을 실은 트럭 5대가 남부 국경도시 스핀 볼다크에서 서부의 헤라트로 이동하던 중 무장 괴한들에게강탈당했다고 밝혔다.
칼레드 만수르 WFP 대변인은 강탈당한 물품 중 185톤의 식량은 남부의 탈레반 거점도시 칸다하르로 보내진 것 같으며, 일부구호품을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분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부 동맹과 반 탈레반 세력들이 주요도시를 장악하고 있지만 치안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강ㆍ절도가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찰 책임자까지 선출된 잘랄라바드에서도 아직치안이 불안해 여자들은 부르카를 쓰지 않고는 외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한 자동차 판매점 주인은 도난을 우려, 안전한 장소로자동차를 옮겨두었다고 밝혔으며, 한 상점 주인은 지금의 사령관들 치하에서는 상점을 지킬 수 없다며 경비원이 그만 뒀다고 말했다.
특히 아랍계의 수난이 심해 탈레반과함께 떠난 아랍계 민병대의 집들은 모두 약탈을 당했으며, 한 아랍인은 도둑들과 싸우다 살해당하기도 했다.
잘라랄바드의 한 주민은 “탈레반 치하에서는상점을 열어두어도 아무도 건드리는 사람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탈레반 치하의 법과 질서를 그리워했다.
카불 등 주요 도시는 그래도 나은편이며, 도시와 도시를 잇는 도로는 각 지역 사령관들의 무장력이 미치지 못해 행인을 노리는 강도와 낙오한 탈레반 병사들로 극히 위험한 상황이다.지난 19일 외국기자 4명이 살해당한 카불-잘랄라바드간 고속도로는 사실상 통행금지 지역이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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