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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BIZ / 투자는 심리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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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BIZ / 투자는 심리 게임이다

입력
200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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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ㆍ전진상 옮김·미래의창 발행주식 투자로 돈버는 법을 기대하고 이 책을 고른다면 실망하지도 모른다.

단타매매로 떼돈을 번 영웅들, 증권 시장의 도사나 예언자를 숭배하는 이들은 특히 그럴수 있다.

언제, 무엇에, 어떻게 투자할 것이냐는 구체적인 전략이나 지침, 행동 요령 같은 건 이 책에 없다. 대신 신랄하고도 유쾌한 유머와 돈에 대한 낭만적인 철학으로 버무린 증권심리학이 책의 요지다.

‘미스터주식’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며 무려 70년간 유럽 증권계의 거목으로 자리했던 앙드레 코스톨라니(1906~1999).

올해 초 번역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투자는 예술이다”라고 주장했던 그는 이번에도 ‘술주정뱅이’ 같은, 오르락내리락 어지럽게 움직이는 증시에서 ‘쿠오바디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를 절규하는 투자자들에게 속 시원한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자기 돈만 갖고 투자하라, 인내심을 가져라, 부화뇌동하지 말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되라고 충고한다.

정확한 진단과 예측으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그가 보기엔 ‘미신’이다.

반대로 “증시는 90%가 심리학으로 이뤄진다.” 어떤 뉴스가 나오든 그 영향은 단기적일 뿐, 대중이 미래를 낙관한다면 악재 속에서도 매수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호언장담에 그는 주식으로 부자가 된 경제학자 케인즈의 위트로 펀치를 날린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죽는다.”

코스톨라니는 증시를 생존투쟁의 정글에 비유한다. 거기서 살아남기 위한 그의 투자비법은 남들이 몰려들 때 팔고 떠날 때 사는 ‘청개구리작전’이었다.

그는 수학적 지식이나 정확한 데이터보다 시장의 인간적 요소들을 더 믿었으며 ‘환상’을 성공적인 투자와 예측의 엔진으로 삼았다.

두 번의 파산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내고 투자의 전설이 된 그의 신조는 “언제나 겁을 먹어라. 그러나 절대 놀라지는 말라”였다.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다. 어떤 대목은 박장대소하며 무릎을 치게 만든다.

그는 투자의 역사를 이렇게 요약했다. “건달이 태어났으며, 그는 게임을 하며 따기도 하고 또는 잃기도 하지만 절대로 죽지는 않는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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