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늘었다.1999년 1ㆍ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높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우리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
성장률이 예상보다는 높지만, 이는 정부가 돈을 많이 푼 결과다. 두 차례에 걸친 추경 편성 등으로 성장률 1.8% 중 재정 기여도는 0.9%포인트로 기여도가 51.3%에 달했다.
전분기의 16.7%에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었다. 재정 지출에 의한 건설과 서비스 분야가 경제를 지탱한 것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의 하락, 반도체가격 상승 등도 한 몫을 했다.
우리 경제가 내부적으로 잘 돌아가 성장률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 최악의 상태는 벗어났지만 그렇다고 회복기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많다.
실제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실질국내총생산(GDI)은 전년 동기에 비해 0.3%가 감소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주식시장 활황은 실물이 받쳐줘서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모두 동의하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다 미래 또한 불투명한 것이 문제다.
설비투자 감소율은 마이너스 15.4%로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자칫 성장의 원동력이 식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리나라가 '사업하기 힘든 지역'으로 전락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최근 공장의 해외이전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이유를 정부는 심각히 따져봐야 한다.
경기 회복의 불씨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앞날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선진국들의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성장률은 올해 1.1%에서 내년에는 0.7%로, 일본은 마이너스 0.7%에서 마이너스 1.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테러 사태로 악화된 미국경제의 불안이 언제 해소될지 알 수가 없다. 또 각종 게이트 등으로 어지러운 판에 내년에는 선거가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까 우려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대선정국 돌입으로 경제논리가 뒤로 밀리면서 노사문제 등 경제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4ㆍ4분기에는 작년 동기 성장률이 낮았던 만큼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통계가 주는 착시 현상에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입력시간 2001/11/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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