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 2학년 배영재(23ㆍ여)씨는 재즈댄스를 추면서 삶의 활력을 얻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조용한 성격이라다른 사람 앞에서 춤은 커녕 말조차 꺼내지 못했던 그가 재즈댄스 마니아가 된 것은 2년 전. 가톨릭대를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다시 수능시험을보고 외국어대로 재입학하는 과정을 거치며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우연히 재즈댄스를 접했다.집 근처 학원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레슨을 받으며 재즈댄스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한 배씨는 이제 어린시절 동경의 눈빛으로쳐다 보았던 영화 ‘플래시댄스’의 여주인공이 부럽지 않은 ‘프로댄서’가 됐다. “수능시험에 매달리느라 흐트러졌던 몸에 균형이 잡힌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배씨는 재즈댄스의 장점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에 몸을 맡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운동효과도 만점이라는 사실을 꼽았다. 배씨는 “운동을 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히프가 올라가거나 탄력이생기는 몸매를 감상하며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춤이 최고”라며 댄스 예찬론을 폈다. 특히 재즈댄스는 격렬한 춤 동작이 많아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도 할 수도 있다.
배씨가 1년 넘게 수강하고 있는 1시간30분짜리 중급코스는 3단계로 이뤄져 있다. 목과 다리 등의 굳은 근육을 푸는 워밍업을 시작으로워킹(걷기) 킥(발차기) 터닝(돌기) ??(도약) 등 부분 동작을 연습하는 크로스 워킹을 거쳐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컴비네이션까지 마치고나면 어느새 온 몸은 땀에 흠뻑 젖는다.
처음에는 몸이 굳어있던 탓에 동작 하나 따라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집에서 혼자 거울을 보고 연습하기도 하고 평소 걸어 다니면서도거리를 무대삼아 새로 배운 동작을 연습하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춤이 몸에 뱄다는 말을 듣곤 한다. 원래 음악을 좋아했다는 배씨는 “요즘은 괜찮은 음악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안무 구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학과 MT(수련회)를갔다가 분위기가 서먹서먹하길래 그동안 배웠던 재즈댄스 솜씨를 자랑했더니 친구들이 ‘그런 재주를 감추고 있었느냐’며 모두 깜짝 놀라더군요. 앞으로 기회만 되면 재즈댄스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 가서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배씨에게 재즈댄스는 이제 단순한 생활체육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된 듯 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직장인등에 선풍적 인기
재즈댄스는 비트가 강한 음악에 맞춰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을 흔드는 춤이다. 재즈의 발상지인 미국 뉴올리언스의 쇼걸들의 춤 동작이기원이라는 설도 있지만, 지금은 전통적인 발레기법을 기초로 뮤지컬 동작들과 탭, 펑키, 힙합, 브레이크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춤 동작으로발전했다. 한마디로 음악을 들으면서 나오는 자신의 느낌을 자유롭게 전하는 몸놀림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재즈댄스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로 브로드웨이 대형 뮤지컬의 공연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데적극적인 직장 여성들을 중심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해 지금은 직장인 뿐 아니라 주부, 학생들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무리 자유로운춤이라고 해도 기본적인 동작은 있는 만큼 기본기를 착실하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각 구민회관이나 백화점 문화센터에 대부분 강좌가 개설돼 있다. 초급단계 3~6개월을 거쳐 중급단계 1년을 연습하면 웬만한 프로댄서 못지않은 기량을 갖출 수 있다.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사설강습소도 많지만 강습료가 다소 비싼 편이다. 대개 3개월에 15만~20만원선.다음, 네이버 등 각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50여개의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박천호 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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