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면만 보면 한국 여성들의 위세는 대단하다.가정에서 누리는 지위가 예전보다 크게 향상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녀들의 교육 현장에서 갖는 발언권도 보통이 아니다.
중요한 동네 일을 결정하는 아파트 등의 부녀회는 막강해서 상인들이 로비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대기업조차 새상품을 개발하면 여성들에게 광고를 집중한다. 여성들이 생활필수품을 사기 때문에 생긴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속으로 보면 여성차별은 사회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전근대사회에서 여성들의 지위는 열악했다.
여성을 열등한 인간으로 간주한 것은 어느 지역과 나라에서나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여성들이 대접 받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전시대의 잔재인 불평등을 강요하는 사회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탈레반 치하에서 살아온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보면 '세상에 이런 나라도 있나' 싶다.
가장 잔혹한 고문은 인격 자체를 무시하는 것인데 일하고 애 낳는 기계로만 살아온 부르카 속의 여성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 25일은 유엔에서 정한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이다.
세계 모든 지역에서 갖가지 형태로 계속 되어온 여성에 대한 폭력을 없애려고 시작한 운동이다.
소수민족, 원주민, 난민, 이주민, 오지, 빈곤, 보호시설 수용 여성을 비롯, 구금중인 여성, 여아, 장애여성, 여성노인 및 분쟁지역의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막는 운동은 시급하다.
특히 도처에서 이뤄지는 성학대를 막는 것도 중요 목표이다.
한국인에겐 아직도 일본군위안부라는 아프고 참담한 경험이 과제로 엄존하고 있다.
■주부가출이 한달에 1,000여명이라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가정 폭력도 주요 원인의 하나라고 한다. 한국여성들의 교육수준은 세계의 정상급인데 전문직으로 일할 자리는 막아놓고 가정안에 가둬두고 있다.
그러면서 일부 남성들은 지금도 폭력으로 여성들의 자아를 굴복시키려고 하는 형상이다.
가정을 위해서나 사회를 위해서 여성폭력 추방의 날은 그냥 지나갈 수 없는 날이다.
/최성자 논설위원sj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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