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진승현 게이트’ 재수사가 진행되고 관련자들이 잇따라 언론과 인터뷰를 가지면서 국가정보원의 내부 갈등의 전말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내부 갈등은 정성홍(丁聖弘ㆍ52) 전 국정원 과장의 처리를 둘러싸고골이 깊어지면서 불거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전 과장이 1999년부터 올 3월까지 국정원 경제과 직원과 경제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저지른각종 비리가 드러나 인사 조치하려던 감찰실과 정 전 과장을 보호하려던 김은성(金銀星) 전 2차장과의 ‘알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내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신 건(辛 建) 국정원장 부임 전 감찰실은 경제과 업무를 관장하던 정 전 과장이 스포츠센터 회원권을 받는 등 금품수수 비리를 적발, 조사기록과 함께 비위 사항을 임동원(林東源) 전 국정원장에게 보고했으나 유야무야 처리된 것이 단초가 됐다는 후문이다.
자신에 대한 감찰 결과에 불만을 품은 정 전 과장이 감찰 내용에 대한증거를 없애고 관련 부하 직원들의 입을 맞춘 뒤 오히려 감찰실 고위 관계자에 대한 역공을 취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내부 관계자도 “국내 문제는전적으로 김 전 차장에게 일임했던 임 전 원장이 정 전 과장에 대한 감찰 기록을 김 전 차장에게 넘겨준 일이 있었다”며 “이후 김 전 차장은 오히려 감찰 내용을 정 전 과장에게 알려주고 ‘적당한 처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과장은 경제과 업무를 하면서 김 전 차장과자연스런 관계를 맺은 뒤 김 전 차장의 심복으로 ‘내밀한 일’까지 처리해왔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후 정 전 과장은 “특정지역 출신인 감찰실 고위 관계자가 호남 출신을제거할 목적으로 3개월간 도청을 해왔다”며 감찰실에 대한 반격에 나서 감찰실과 김 전 차장 라인의 갈등은 증폭됐다.
특히 김 전 차장의 전MCI코리아 회장 김재환(金在桓ㆍ56)씨 폭행 사건이 내부에 알려지고 감찰실이 국정원 직원의 ‘진승현 게이트’개입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서자 ‘위기의식’을 느낀 정 전 과장이 감찰실 고위 관계자에게 항명, 갈등이 표면화했다.
결국 김 전 차장에게 밀린 감찰실 고위간부가 지방으로 좌천됐고 이 일로내부에 잡음이 일어 정 전 과장은 올 7월 한직인 정보관리부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내부 직원들은 정 전 과장이 한직으로 밀려난 뒤에도김 전 차장을 배경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전했다.
정 전 과장은 지난해 2,3월께 선진금융기법만 있고 ‘뒷 배경’이 없던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ㆍ28)씨를 만나 김 전 차장을 연결시켜줌으로써 본격적으로 김 전차장과 ‘한배’를 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씨와 김 전차장의 ‘은밀한’ 관계는 국정원 일부 간부의 ‘진 게이트’개입 계기가 됐으며 김 전 차장이 부하직원을 동원, 막역한 친구였던 김씨를 폭행하는 불미스런 일로 이어졌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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