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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나눔의 집' 내달 기념행사 …'희망나눔'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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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나눔의 집' 내달 기념행사 …'희망나눔' 15년

입력
200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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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가난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공동체를 표방하는 성공회 나눔의 집이 올해로 발족 15주년을 맞았다.성공회는 이를 기념해 12월 2일 오후 5시 성공회 서울교구 대성당에서 ‘감사와 축제의 밤’ 행사를 개최한다.

나눔의 집 사람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비를 맞으며 혼자 걷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내밀기보다는 우산을 접고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주는 사람들’이다.

높은 십자가 교회 탑을 과감히 벗어나 도시 빈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힘 없는 사람들과 고락을 같이 해온 나눔의 집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1986년 성공회 내 진보적인 청년들이 서울 상계동 판자촌에 나눔의 집을 처음 만들 때만 해도 주민들은 그들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가난을 비관하고 절망하는 판자촌 사람들은 자포자기적인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추운 겨울 날 술주정뱅이 아빠에게 매맞고 쫓겨나 울고 있는 어린이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강제철거 현장에서 몸으로 함께 싸워주며, 병든 노인을 보살펴주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등 묵묵한 선행에 사람들은 마음을 열었다.

이 같은 봉사와 선행이 알려져 나눔의 집은 15년 동안 부산, 광주, 대전, 춘천 등 전국에 13곳으로 늘어났다.

각 나눔의 집 산하에는 적게는 2~3개, 많게는 10여 개의 크고 작은 봉사기관이 딸려 있다.

나눔의 집의 봉사활동은 크게 5가지.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들을 돕는 ‘가정결연사업’, 청소년 공부방과 가출 청소년 쉼터 등을 통한 ‘불우청소년 교육사업’, 결식 어린이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사랑의 먹거리 나누기운동’, 노숙자에게 가족 살림터와 일자리를 알선하는 ‘노숙자 사업’ 등이 그것이다.

특히 경제적 자립을 돕는 ‘자활 지원 사업’은 우리나라 빈민복지정책에 한 표준이 됐을 만큼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나눔의 집이 가난한 사람들의 신뢰를 받으며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성공회교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얼굴 없는 후원자들의 지속적인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매월 1,500여 명이 1,000여만 원의 후원금을 내고있을 정도로 후원자들의 도움은 꾸준하다. 이ㆍ미용 봉사, 상담이나 법률자문, 공부방 자원봉사, 결연가정 봉사 등 다양한 종류의 후원도 활발하게이루어지고 있다.

정범철 성공회 서울교구장은 “15년 전 주변의 이웃과 똑같이 허름한 전세방에서 출발한 나눔의 집은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한 사람과 더불어 사신 예수님을 본받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90년부터 서울 봉천동 나눔의 집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백찬제(73)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35살 난 아들을 (하늘나라로) 그렇게 보낸 뒤 지금까지 나눔의 집에서 계속 도와주고 있어요. 1주일에 두 번씩 반찬을 주는데 나는 혼자 있으니까 그 반찬도 남아서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또 주일마다 침도 놓아주고 약도 주고…. 그래서 지금은 아프던 허리도 많이 좋아졌어요. 그저 고맙단 말밖에 할 말이 없어요.”

문의 (02)735-3571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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