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수능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논술ㆍ(심층)면접을 치르는 대학에 지원할 수험생은, 경쟁자들의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논술ㆍ면접이 당락을 좌우한다는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반적인 논술대비 요령에 대해서 알아본다.▽독창적.비판적 논리전개가 관건
2002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지난해 25개대보다 1곳이 줄었지만, 연세대 고려대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경희대 등 주요 대학(24개대)이 치른다.
주로 2, 3단계 전형에서 적게는 3%, 많게는 30%를 반영하기 때문에 논술을 잘만 치르면 역전의 기쁨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다수 대학들이 수험생의 창의적인 논리전개 능력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했는가, 얼마나 타당하고 적절한 근거를 들어 주장을 뒷받침했는가가 변별력의 주요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동서고금의 고전들을 많이, 자주 접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현대사회의 문제에 대해시사하는 바가 많은 고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전의 문자적인 의미보다는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여논의의 근거를 마련해야 하므로 평소 작은 분량을 읽더라도 정확하고 깊이있는 독해연습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학학원 노환기 논술실장은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논리성과 독창성”이라며 “논리적 구성체계는 ‘고전 예문의 주제(교훈)→이를 통해 본 현실(시사이슈)의 문제점→이에 대한 의견 및 문제해결 방안’의 흐름을 기조로 해, 독창적이고 비판적인 논지 전개를 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출문제 중심의 반복연습
최근 주요 대학의 논술에 시사이슈가 주된 주제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막바지 논술 대비에 고려해야 할 점이다. 따라서 국내외적으로 쟁점이 됐거나 되고 있는 사회현상의 원인과 결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무엇인 가를 세밀히 분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TV 시사교양ㆍ토론 프로그램이나 신문ㆍ잡지 등에 집중적으로 나온 주제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고, 이를 토대로 글쓰기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같은 대학에 지원할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논술을 작성한 뒤, 서로 돌려보면서 토론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교 교과서의 내용에 준하는 제시문들이 주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고교 교과과정에 충실한 배경지식을 정리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특히 글쓰기 연습을 할 때 반드시 원고지를 사용하되, 제한된 시간 내에 지원할 대학이 요구하는 분량에 맞춰 깨끗하게 작성해야만 실전에서의 실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논술시험 유의할점
논술실력이 매우 뛰어나거나 아니면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수험생은 한정돼 있다. 따라서 논지를 명확하게전개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크고 작은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글자수 맞추기
정해진 글 분량 내에서 글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학교마다 시험시간과 요구하는 논술 글자수가 서로 다르고, 대부분 대학이 지난해에 비해 시간과 양을 늘였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글자 수를 맞추지 못하면 감점을 각오해야 한다. 건국대나 한양대는 최소 답안 분량인 1,100자, 1,200자를 채우지 못하면 점수를 깎을 계획이다. 동국대는 500자(기준 1,000자) 미만일 경우아예 채점 대상에서 제외한다.
연세대 김하수(金河秀) 입학실장은 “시간을 배분해 요구하는 글자 수 안에서 글을 정리하는 것도 실력이므로 분량은꼭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요구사항에 주의
1학기 수시 논술시험 때 답안에 제목을 만들어 달도록 했던 고려대에는 시험이 끝난 후 학생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제목 없이 제출한 경우가 많았던 것. 고려대 관계자는 “흥분해서 지시사항을 미처 못 읽었던 것 같다”면서 “제목에도 배점이 있어 적지않은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입시요강이나 문제지에서 별도로 요구하는 사항을 세심하게 살펴야 불의의 감점을 피할 수 있다.흑색ㆍ청색 볼펜 이외의 필기구 사용시 0점을 주는 학교도 있고, 수정액은 거의 모든 대학에서 금지된다. 건국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등 본문 이외의 글은 감점한다.
▽원고지 사용법을 고득점 기회로
한양대처럼 3대 채점 기준에 원고지사용법과 맞춤법이 들어가는 학교도 있지만, 1차 논술사정 결과 수험생간의점수 편차가 작은 경우 2차 사정에서 이에 대한 점수 비중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학교도 많다.
한양대 배영찬(裵榮贊)입학실장은 “글을 쓰다 틀린 경우 원고지사용법의 수정 방법을 적절히 이용하면오히려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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