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말 늑대(대세 상승)가 와요.”증시가 전고점 돌파를 시도하면서 증시 주변에서 ‘양치기 소년론’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지난 1월과 4월 랠리에서처럼이번도 630선을 꼭지로 다시 하락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만은 믿어주세요”라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항변. 두 번이나‘늑대’가 왔다는 소리에 속았다고 해서 이번 대세상승장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낭패를 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이번에는 낙관론자들이 양치기 소년이되지 않을 수 있을까.
■허무한 전고점 돌파
20일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 때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증시 주변에서 대세상승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는데도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는 것은 1월과 4월 랠리의 악몽 때문이다.
9월말부터 전개된 이번 랠리는 올 상빈기 랠리와 공통점이 적지 않다. 첫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장 기대감과 다음 분기 경기 바닥론이 랠리의 단초를 마련했다. 1월과 4월 랠리 당시 FRB는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하했고 이에따라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며 지수가 상승 반전됐다. 이번에도 9ㆍ11테러 직후 FRB가 금리를 신속하게 인하했고 이러한 세계 유동성 공급이경기 회복을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가 랠리의 배경이 됐다.
둘째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1ㆍ4월 랠리에서 외국인은 2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견인했고 이번에도 3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셋째 고객예탁금이 증가하고 있다. 지수가 오르자 일부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월과 4월 랠리때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기대에 그치고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며 지수는 하락세로 반전, 결국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 같은 ‘학습 효과’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지 못한다.
■이번은 다르다?
그러나 이번 랠리는 과거 두차례 랠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주장이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1월과 4월 랠리는 FRB의 금리인하 초기단계였던 반면 지금은 이미 금리인하가 10차례나 이뤄졌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유동성이 매우 풍부한 상태고금리인하 효과도 가시화하고 있다”며 “630을 뚫고 오를 확률이 지난 번에 25%였다면 지금은 70%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바닥론의 근거가 막연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경기 바닥 신호가 분명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도 차별되는 부분이다.대우증권 이영원 과장도 “1ㆍ4월 랠리가 630에서 꺽인 것은 지수 630 정도는 기대감만으로도 오를 수 지수대인 반면 630를 넘기 위해서는실질적인 경기 회복 신호가 확인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수출이나 미국 소비심리의 개선 지표가 확인될 가능성이 커 1월 및 4월 랠리와는 다른 모습을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 애널리스트는 “1월와 4월 랠리 때 속은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속지 않겠다’며 시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며 “진짜 늑대(대세상승)는 몰라도 어느 때보다도 강세장의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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