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해외파의 눈부신 도약과 미국의 몰락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특히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독주와 박세리(24ㆍ삼성전자)의 부활은 외인군단의 전과를 화려하게 만든 양 축이었다.시즌 36개 대회중 10개의우승컵 밖에 차지하지 못한 미국선수들은 특히 4대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모조리 외국선수에게 넘겨주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소렌스탐의 화려한 비상은 뜻밖이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캐리 웹(호주)의 위세에 눌려 기를 펴지못했던 터였다. 그러나 그는 올들어 신들린 듯 LPGA의 기록은 죄다 갈아치우는 기적을 연출해 냈다.
스코어의 경우 18홀(59타) 36홀(20언더파 124타) 72홀(27언더파261타)에서 최저타신기록을 세웠고 9홀(8언더파 28타) 54홀(23언더파 193타)의 최저타 타이기록, 18홀 최다버디(13개) 등 기록행진을벌였다. 상금부문에선 한 시즌 상금 200만달러와 통산상금 800만달러를 가뿐히 돌파해 LPGA 51년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또 단일시즌평균타수 신기록(69.42타) 등 LPGA 투어 사무국이 밝힌 소렌스탐의 신기록과 타이기록은 무려 30개에이른다.
올해 거듭난 박세리의 선전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지난 해 1승도 챙기지 못해 ‘이제 바닥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의 시선을 받았던 박세리는 코치와 캐디를 새로 영입하고 혹독한 겨울 훈련을치러낸 뒤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98년 미국 진출이후 시즌 최다승(5승)을 올리며 막판까지 소렌스탐과다승ㆍ상금왕 경쟁을 벌였다.
지난 3년간 매년 70타를 넘던 시즌 평균타수가 올해는 69.69타로 낮아졌고 드라이버샷 정확도는 지난 해 69.1%에서 70.3%, 그린적중률은 69.1%에서 73.7%로 각각 높아졌다. 특히 박세리는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을제패, 앞으로 3년안에 나비스코챔피언십만 따내면 최연소 그랜드슬램의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이와 함께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과 LPGA챔피언십을 석권한 웹과 월요예선을 통해 대회마다 얼굴을 내밀어 '먼데이 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각고의 노력끝에 신인왕에 오른 한희원(23ㆍ휠라코리아) 등도 올해 LPGA무대를 수놓은 영광의 얼굴들이다.
남재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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