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CD를 잡아라.’컴팩트디스크(CD)로 대표되는 디지털 오디오 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CD의 뒤를 이을 차세대디지털 미디어로 떠오르는 것은 슈퍼오디오CD(SACD)와 DVD오디오. 이들은 불법복제와 음반업체의 덤핑에 가까운 저가형 CD판매로 무너져가는 CD의 뒤를 잇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DVD오디오
인텔·IBM등 48社 참여…음질·수록시간 3~4배
오디오 제조업체와 음반업체들이 3년 이상 논의를 거듭해 완성한 음반규격인 DVD오디오는 영화를 수록할 수 있는 DVD를 저장매체로 삼기 때문에 음질과 수록시간 등에서 기존 음악CD보다 서너배 이상 뛰어나다.
음질은 기존 음반CD가 16비트인데 비해 DVD오디오는 24비트의 주파수를 담을 수 있어 CD에서 들을 수 없었던 초고역대 소리까지 재생이 가능하다.
또 저장시간도 70분 남짓한 음반CD보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난 180분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뛰어난 점은 다채널 재생방식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다채널 재생방식이란 홈시어터 시스템에서 지원하는 6개 이상의 스피커에서 각기 다른 소리를 재생하는 방법이다.
기존 음반CD는 좌,우 소리만 분리되는 스테레오 방식을 지원했으나 DVD오디오는 앞,뒤의 좌,우, 중앙, 저음을 따로 재생한다.
따라서 가수의 목소리는 정면의 중앙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기타와 피아노 반주는 좌,우, 드럼은 뒷면 스피커에서 재생되기 때문에 실제 공연장에서 듣는 듯한 감을 느낄 수 있다.
현재 DVD오디오 개발에는 인텔, IBM, 온쿄, 마츠시타, 파이오니어 등 세계의 주요 IT관련업체 48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1999년에 복제방지장치인 CSS2를 노르웨이의 15세 소년이 해킹하면서 시장발매가 늦어졌으며 인텔, IBM, 도시바, 마츠시타 등 4개사가 새로운 복사방지 장치를 개발, 지난해부터 정식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음반의 경우 텔덱사에서 출시한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의 ‘베토벤 교향곡 전집’ 등 수십종의 타이틀이 시판되고 있다.
◈ SACD
소니·필립스 별도규격…원음 가까운 음질재생
SACD는 DVD오디오기술을 개발한 소니와 필립스가 이 기술의 무상공유 원칙에 반발해 양사가 함께 개발한 별도의 디지털 오디오 재생규격이다.
이 기술은 DVD오디오와 마찬가지로 6개의 스피커에서 각기 다른 소리를 재생하는 다채널 재생방식을 지원한다.
여기에 다이렉트 스트림디지털(DSD) 방식을 적용해 DVD오디오보다 한 단계 위의 음질인 원음에 가까운 청명한 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 그러나 독자적인 방식으로 DVD오디오나 DVD비디오 기기와 호환이 이뤄지지 않아 전용 재생기가 필요하다.
현재 소니, 필립스,샤프, 마란츠 등이 SACD용 재생기를 출시했으나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 판매는 부진한 편이다. 음반의 경우 EMI, 소니, 텔락 등에서 다양한 클래식 타이틀을 선보이고 있다.
◈ PC주변기기도 등장
최근엔 PC에서도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를 재생할 수 있는 주변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이고시스템(www.egosys.net)은 DVD오디오를 재생할 수 있는 사운드카드인 ‘웨이브터미널 192’를 올해말 선보일 예정이다.
디지털앤아날로그(www.digitalandanlaog.com)도 DVD오디오와 SACD를 지원하는 PC용 사운드카드를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지만 아직은 비싼 기기 가격과 부족한 타이틀 종류 때문에 일반인들이 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내년 후반이나 2003년초에는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SACD와 DVD오디오 사이에 규격통일이 이뤄지면 시장 활성화는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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