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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도 변경 이유 궁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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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도 변경 이유 궁색하다

입력
2001.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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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김포 매립지를 대규모 복합 업무관광단지로 조성키로 한 것은 한 마디로 정부 정책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조치다.정부는 이번에도 또 다시 '상황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어서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김포 매립지의 용도 변경 이유도 궁색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뉴라운드의 출범으로농업보조금 지원이 어려워지고, 쌀 증산정책도 포기한 상황에서 김포 매립지를 농지로 개발하는 것은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에 어긋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뉴라운드의 출범과 이에 따른 쌀 시장 추가 개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 온 것이다.만일 정부 논리대로라면 정부는 당장 눈 앞에 벌어질 사태조차 몰랐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운운한다는 것은 정부의 단견과 실책을 뉴라운드에 빗대어 감추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농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설명도 정책의 효율적 추진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쌀 감산을 위한 농지 감소는 우선 현 쌀 재배 면적을 축소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구나 이 매립지는 동아건설이 소유하고 있을 당시 농지 외의 용도변경은 절대불가라는 점에서 정부가 합의했고, 국민들도 동의했다.

김포 매립지를 인천신공항과 연계, 관광ㆍ물류ㆍ첨단 산업 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자칫 영종도와 송도신도시 일대 개발계획과 겹쳐 중복 투자의 우려가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형평성에 관한 것이다.

현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서산농장의 용도변경 요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새만금 간척사업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서해안 시대 개막 등을 앞세워 좀 더 '경제성'있는 토지 이용을 주장할 경우 정부로서는 어떤 논리를 펼지 궁금하다.

정부 정책의 핵심은 일관성 투명성의 유지이다. 못지않게 형평성 효율성도 중요하다.

이런 것들의 부족으로 정부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그 동안 수없이 받아왔다. 김포 매립지 용도 변경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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