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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유로시장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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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유로시장이 몰려온다

입력
2001.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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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1월1일, ‘실체없는 통화(유로)’가 드디어 ‘실체’를 드러낸다.일명 유로존(Euro-zone) 12개 유럽 국가에 148억9,000만 유로 지폐와500억 유로 동전(2001년 12월15일부터)이 시중에 유통되는 ‘역사적인 사건’을 앞두고 온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8조6,000억달러(세계 GDP의 28.3%)로 미국(9조2,000억달러)과 쌍두마차를 형성할초대형 단일시장 탄생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것이다.

■ 무한경쟁체제 돌입하는 유럽 경제

“싸고 좋은 물건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 자명하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金得甲) 수석연구원은 유로화 통용에 따른유로존 12개 국가의 변화를 이렇게 요약한다.

단일 통화를 사용하게 되면 유럽 국가들의 상품 가격이 한 눈에 비교되기 때문에 나라별 가격 차별화정책이 소멸되고 가격이 하향 평준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가 유로존 유통채널을 장악하는 등 시장 경쟁 구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 통화 사용에 따른 역내 기업들의 원가경쟁력 향상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변화다. EU 전체의 0.4%를 차지하는 금융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유로존 내부 거래에서 ‘환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다.

그동안 내수 거래에만 치중해왔던 중소업체들이 시야를 넓혀 유로존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강선구(姜善求) 부연구위원은 “물론 각국의 세제 차이, 소비자 취향 등에 따라 ‘단일 가격제’ 적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있다”며 “하지만 식품, 의류, 잡화 등 내구 소비자를 중심으로 이동 장벽이 사라지고 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단기적으로는 위기, 장기적으로는 기회

유럽 기업들의 무한 경쟁은 곧 유로존의 자급자족체제 가속화로 이어져 우리나라를 비롯한 역외 기업들에게는 더 높은 장벽을 형성할전망.

프랭크 헤스케 주한EU대사는 19일 신라호텔에서 주한유럽연합상의(EUCCK)와 전경련이 공동 주최한 ‘유로화 출범과 한국기업의 대응방안’세미나에서 “역내 거래비용의 감소와 환율위험 감소로 유로존 역내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돼 결국 한국과 같은 역외기업들로부터의 수입을 대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유로화 통용이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역외 국가들에게 ‘기회’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우리나라의 제2위 수출시장(비중 13.6%)인 EU지역이 유로화 통용에 따라 안정 성장을 지속할 경우 상당한 무역 창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취급통화 단일화에 따른 수출입 절차 간소화, 유럽금융시장의 유동성 확대에 따른 자금조달 기회 증가, 역내 경기활성화로인한 수입 수요 증가 등도 ‘장밋빛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 남기 위한 전략으로 ▦외화자금 운용 패턴에서의 유로화 비중 확대 ▦제품 차별화, 틈새시장 공략, 고객 서비스 개선 등 비가격 경쟁력 확대 ▦유로존 내 대형 유통업체와의 거래관계 개척 ▦유럽 시장에 대한 직접투자 적극 참여 등을 제시한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金京源)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위기로 작용하겠지만 이 경쟁에서 살아남은 한국 기업들의 장래는 밝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로서는 지금이 유로화 도입과 관련된 위험을최소화하고 유로화 도입으로 창출된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한 적기”라고 평가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내한 노이에 ECB부총재 회견

크리스티앙 노이에 유럽중앙은행(ECB)부총재는 19일 “단일통화로 유로화가 도입되는 것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내년부터 기업 재무제표, 제품 가격 등이 모두 유로화로 표기된다”고말했다. 노이에 부총재는 이날 ‘유로화 출범과 한국기업의 대응방안’ 세미나에 참석, 유로화 도입 일정 등을 소개했다.

-유로화 도입으로 지역블록화가더욱 심화되는 것은 아닌가.

“유로화 지폐 및 주조 도안에는개방을 상징하는 교량과 창문 등이 있다. 유로화 도입으로 유로지역의 개방이 더욱 촉진되고 한국 등과의 교역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유로지역의 금리 수준에대해서는.

“적정하다고 본다. 추가 금리인하는없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때 유로화 위조지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미국 달러를 비롯해 어느 통화나위조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유로화는 다른 통화보다 최신 보안장치를 채택하고 있다. 유로화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위조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지만 위폐 여부는 쉽게 식별할 수 있다.”

-한국 여행객들이 언제부터 유로화를이용할 수 있게 되나.

“내년부터다. 기존 유럽지역여행객들은 달러화를 갖고 와 유럽 각국에서 국별 통화로 환전해 사용했으나 유로화가 보급되면 한국에서 유로화만 갖고 오면 된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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