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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사들의 바른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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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사들의 바른 목소리

입력
2001.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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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어제 아침 한국일보 사회면에 소개된 검사들의 '직격 발언'은 3대 의혹 사건에 얽힌 검찰 지휘부의그릇된 행태를 검찰 구성원들이 직접 확인한 점이 괄목할 만하다.

법이 강제한 상명하복 원칙과 폐쇄적 특권 집단의 동아리 의식으로 결속된 검사들이 익명의 내부 고발자로 나선 것이 결코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전례 드문 현상을 정권 통제력 약화와 기강 이완 차원으로 낮춰 봐서는 안 된다.

검찰 조직의 비리와 역리가 내부로부터 집단적으로 지탄 받고 고발되는 상황은 검찰이 일찍이 없던 정체성 위기에 처했음을 웅변한다.

그 위기가 검찰은 물론이고 정권의도덕성과 통치 기반마저 위협하는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 말 그대로 비상한 대책으로 위기를 수습해야 할 것이다.

검사들은 권력형 비리에 대한 거듭된 부실 수사가 원칙과 상식을 무시한 지휘부의 부당한 권한 행사와 간섭에 따른 것임을 고발한다.

국정원간부의 수뢰혐의를 끝까지 추궁하려던 검사가 상부 압력에 맞서다 한직으로 쫓겨났다는 증언은 검찰 지휘부가 조직의 존립 명분을 스스로 짓밟았다는 탄핵에 다름없다.

법치의 선두를 지킨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은 물론이고 엘리트 집단 특유의 동아리 의식마저 내 팽개쳤다는 고발인 것이다.

검찰 조직의 정당성과 도덕성이 추락한 근본에 대한 지적도 일반의 인식과 일치한다.

검찰 지휘부가 권력 주변과 국정원 간부, 검찰 출신 거물 변호사 등과 여러 인연으로 얽혀 유착한 것이 법치의 기본을 무시한 비리 축소와 은폐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는 이 정부가 문민 정부 실패의 교훈을 망각한 채 권력ㆍ사정 기관을 지역 연고 중심으로 충원하고 배타적으로 운영, 조직 안팎에서 견제와 균형 원리가 작동하는 것을 스스로 막은 결과라고 할수 있다.

이런 어리석음이 권위주의 시절보다 잡다한 성역을 만들고, 결국 정권의 도덕성과 통치 기반을 상실하기에 이른다는 교훈을 잊은 것이다.

검찰의 위기와 정권의 도덕성 추락은 옷로비 사건에서 3대 게이트에 이르기까지 원칙과 순리를 무시한 업보다.

심재륜 고검장 항명 파동과 이종왕 대검 기획관 사표 파동 등 내부의 고언마저 외면한 오만과 독선이 부른 자해(自害)다.

그 치명상을 치유하려면, 검사들까지 내기 시작한 바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검찰 조직을 정치에 초연한 중립적 인물을 중심으로 다시 구성해야 한다. 그게 검찰과 정권과 법치를 함께 되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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