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검찰의 ‘진승현 게이트’ 내사과정에서 검찰 고위 간부가 진승현(陳承鉉ㆍ28ㆍ구속)씨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주장이 나와 진씨 구명로비에 검찰 간부가개입한 의혹이 일고 있다.이 같은 사실은 진씨의 정ㆍ관계 로비 창구로 알려진 전 MCI코리아회장 김재환(金在桓ㆍ56)씨와 진씨 사건으로 구속기소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삼영(金三寧ㆍ42)씨의 재판기록을 통해 18일 확인됐다.
김재환씨는 지난해 12월3일 검찰 조사에서 “김삼영씨의추천으로 부장검사 출신 P변호사를 함께 찾아갔다”고 진술했으나 항소심 재판과정에서는 “평소 아는 사람의 소개로 P변호사를 선임했다”고 진술을 바꿔진씨 변호인 선임과정에서 외부인이 개입했을 개연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김삼영씨는 지난해 12월5일 검찰 조사에서“P변호사 선임에는 관여한 바 없다”고 진술한데 이어 지난 9월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김재환씨가 검찰 고위간부의 추천으로 일부 변호사를 (진씨 변호사로) 선임했다”며 검찰 간부의 개입 사실을 밝혔다.
특히 김삼영씨는 최근 본보 기자와 만나 “지난해 9월 김재환씨가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의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자신과 함께 이 검찰 고위간부를 만나러 간 적이있다”며 “당시 이 간부가 김재환씨에게 P변호사를 소개, 두 사람이 함께 P변호사에게 사건을 설명하러갔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간부의 방에갔을 때 ‘모르는 사람을 왜 데려오느냐’며 이 간부가 날카로운 반응을 보여 김재환씨만 들어가고 나는 부속실에서 기다렸다”고당시 정황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검찰 고위간부와 P변호사는 김씨의 항소심 진술과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한편 진승현씨의 정ㆍ관계 로비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ㆍ朴榮琯 부장검사)는 17일과 18일 진씨와 진씨의 아버지를 소환, 로비자금이 정성홍 전 국정원 과장 등에게 건네진 경위를 집중추궁했다.
조사과정에서 진씨는 “김씨가 정 전 과장과 김모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면 그 사실은 맞을 것”이라며 로비의 실재(實在) 가능성을 인정해 주목을 끌었다.
진씨는그러나 “그들에게 돈을 주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없다”며 로비주도 혐의는 여전히 부인했다.
진씨의 아버지도검찰 조사과정에서 “정 전 과장에게 건네진 돈은 로비 자금이 아니라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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