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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을 이기자] (4)비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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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을 이기자] (4)비만증

입력
2001.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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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가 한국성인병예방협회(회장 허갑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과ㆍ대통령 주치의)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성인병을 이기자-전문가 좌담’의 네번째 주제는 식습관의 서구화, 신체활동 감소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비만증이다.좌담회에 참석한 전문의들은 “ 비만이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며 “비만은 과식과 운동 부족이 원인이기 때문에 식사 및 운동요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는 경우에는 지방이 줄어들기보다는 수분이나 단백질이 줄어 들게 되며, 6개월 후 또다시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요요현상’을 겪게 되므로 절대 급하게 체중을 감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비만증이란

비만증이란 몸 안에 해로운 지방이 많아지는 질환으로, 남자는 지방의 무게가 전체 체중의 25%를 넘을 때, 여자는 30%를 넘으면 비만증으로 본다.

비만 여부를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체질량지수(BMIㆍbody mass index)다.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체질량지수라고하며 25(kg/㎡) 이상일 때 비만으로 간주한다.

비만은 칼로리의 과다 섭취와 소비 부족으로 여분의 에너지가 몸 안의 지방으로 축적돼 나타나는 ‘단순성(1차성) 비만’이 대부분이다.

단순성 비만은 과식이나 폭식, 잘못된 식습관, 활동량의 부족, 우울이나 불안, 스트레스 요인, 비만의 가족력 등과 관련이 깊다.

드물게 갑상선 기능 저하증, 부신 피질 호르몬 과다 분비,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질병이나 약물로 인해 생기는 ‘2차성 비만’이있을 수 있어 비만한 경우 그에 대한 전문가의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지방 분포에 따라 복부형 비만과 둔부형 비만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배와 허리둘레 같은 상체에 지방이 많이 축적된 복부형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허혈성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뇌혈관 질환(중풍)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뱃살이 늘기 시작하는 중년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키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남자의 경우 90㎝(35인치),여자는 80㎝(31인치) 이상이면 복부형비만으로 간주된다.

김영설 경희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최웅환 한양대 의대 내과 교수

김용성 인하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박혜순 울산대 의대 서울중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은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입니다.

비만 유전자가 발견되고 치료제가 나오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1997년에 비만을 병으로 규정했으며 이듬해인 98년에는 체질량지수 30 이상을 비만으로 정했습니다.

우리나라 경우는 그 기준이 적합하지 않아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을 비만이라고 합니다.

체질량지수 25 이상부터 고혈압, 당뇨병, 고질혈증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많기 때문이지요.

-비만 가운데 복부(내장형) 비만이 가장 문제입니다. 아시아인은 허리둘레가 남자의 경우 35인치 이상, 여자는31인치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간주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체질량지수가 높지 않은 사람도 복부비만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지요. 서양인들은 식생활이 서서히 변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20~30년 만에 급속히 서구화됐기 때문에 여분의 에너지를 내장에 축적하려는 경향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체질량지수가 22인 성인 남자도 허리둘레가 35인치가 넘으면 문제이지요. 체중이 정상이더라도 허리둘레가 많이 나가는 경우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 동맥경화와 관련된 검사를 받아보는 게 필요합니다.

-뱃살을 부와 인격의 상징으로 여겨서는 곤란합니다.

이런 경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장 지방에 의해 온갖 합병증이 생기지요. 오히려 살을 빼지 않아도 되는 젊은이들은 살빼기에 극성인 반면 살을 빼야 하는 중년들은 뱃살에 대해 전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요.

특히 당뇨병 환자들은 체중을 줄이지 않으면 절대 당뇨 수치가 내려가지 않습니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고요산혈증, 담석증 등 ‘조직원’들을 몰고 다니는 ‘두목’이라고 볼 수 있지요.

비만이 있으면 보통 사람보다 당뇨병, 고지혈증, 수면 무호흡증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이나 되지요.

고혈압, 심근경색증, 골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2~3배나 높아지며, 유방암과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1~2배 이상높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선 두목인 비만부터 잡아야 합니다. 두목만 잡으면 그 조직은 와해되기 마련이지요.

-비만 환자는 에너지 섭취를 줄이기 위해 식사요법을 과학적으로 잘 해야 합니다.

비만 치료를 위한 식사요법은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게 목적이지만, 무조건 적게 먹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면 실패하지요.

‘양’을 줄이되 ‘질’이 좋은 식사를 해야 합니다. 무조건 식사량을 제한하거나, 획일적인 식사요법을 제시하면 일시적으로 체중이 빠질지 모르지만 몸에 필요한 단백질, 무기질 등이 빠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살이 찔 때는 방치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조급하게 서두르면서 빨리 빼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체중을 갑자기 줄이면 기립성 저혈압, 탈모, 부정맥과 같은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결국 체중이 또다시 찌게 되는 ‘요요 현상’을 더 많이 겪게 됩니다.

체중은 1달에 2~4kg 정도로 감소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더 많이 줄일 경우 탈수, 변비, 두통 등의 부작용이 생길 뿐 아니라 나중에 무월경, 빈혈, 골다공증 등이 생길 위험이 있지요.

비만은 만성 질환이므로 일시적인 다이어트에 몸을 맡기기 보다는 의학적인 감시 하에 체중을 감량하면서 그 이후 감소된 체중을 유지하는 게 더욱 중요하지요.

체중을 한꺼번에 많이 빼려고 하기 보다는 서서히 6개월~1년 기간을 두고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식사요법을 시행할 때에 칼로리 제한과 함께 비만을 유발하는 식습관을 수정해야 합니다.

빨리 먹던 습관을 버리고 천천히 먹도록 해야 하며, 밤에 많이 먹지말고, 음식이 아깝다고 배가 불러도 있는 음식을 다 먹어 버리는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체중 조절시 평소에 섭취하던 식사량 중 적어도 4분의 1을 줄여야 합니다.

보통 식이요법 처방시 여자는1일 1,200~1,500㎉, 남자는1,500~1,800㎉ 정도 섭취하도록 합니다.

우리나라 남자의 경우 하루 평균 2,800㎉를 먹는데, 이것을 1,800㎉로 줄이면 1주일에 7,000㎉를 줄일 수 있고 1주일 만에 체중 1㎏을 감량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 중장년은 밥이나 떡, 감자, 고구마 등 당질(탄수화물) 섭취가 많아 체질량지수가 높은 경향입니다.

당질 60%, 지방 20%, 단백질 20% 비율로 열량 섭취를 하고 있는데, 도시에서는 지방 섭취율이 서양 수준인 30~40%에 이르는 경우도 있고 특히 청소년의 경우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어 지방 섭취량이 성인에 비해 훨씬 높지요.

비만을 치료하려면 지방과 당질 섭취량은 줄이고 단백질섭취량은 늘이는 게 좋습니다.

단백질 섭취까지 줄이면 근육과 뼈가 손상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당질을 먹지 않고 한가지 영양소에만 의존하는 불균형된 식사나 다이어트는 탈수에 의한 체중 감소일 뿐 체지방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므로 하루 최소 100g은 당질을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식사요법만으로 몸무게를 줄이면 에너지 소비가 함께 줄어들어 빠진 체중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현상을 막으려면 운동요법을 병행해야지요. 비만 환자가 무조건 운동을 시작하면 오히려 몸에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치의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운동을 힘들여 한다고 몸무게가 잘 빠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개인 특성에 맞추어 운동의 종류, 시간, 빈도, 강도 등을 처방 받아야 합니다.

-체중 조절을 위한 운동으로는 충격을 덜 주는 유산소 운동이 좋습니다.

걷기, 산책, 자전거 타기, 고정식자전거, 수영 등 저충격 운동을 하고, 달리기, 점프, 줄넘기와 같은 운동은 삼가야 합니다.

처음에는 20분 정도로 시작해 2주 간격으로 10분씩 늘려가며 약 1시간 정도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루에 500㎉씩만 에너지를 소비해도 1주일이면 3,500㎉가 소모되는 셈이지요.

-비만한 경우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최대 심박수(보통 220에서 자기 나이를 뺀 수)의 50%가 적당합니다.

예를 들면 40세의 경우 1분에 90회 맥박이 뛰는 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다가 점차 운동 강도를 높여 8주 뒤에는 최대 심박수의 75%에 도달하도록 합니다.

이 경우 1분에 135회 정도의 맥박이 뛰는 강도이지요. 주관적으로 느끼는 자각인지도로는 약간 숨이 차거나 속옷이 땀에 밸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1주일에 3회로 시작하고, 2주 간격으로 점차 늘려 주당 5회 이상 운동을 해야합니다.

3회 미만일 경우에는 체중 감소 효과가 적고 매일 할 경우는 피로가 누적되기 때문이지요. 비만 환자는 체중 감소를 위해 매일 일정 양의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므로 운동을 습관화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비만 치료에 있어서 이제까지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 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었지요.

그러나 비만도 만성 질환이고 스스로 조절이 잘 안 되는 병이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한 안전한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체중 조절을 할 경우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은 기본적으로해야 하며 이것만으로 체중 감량이 되지 않으면 추가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행된 임상 시험에 따르면 식사요법과 운동만한 경우에 비해 약물요법을 추가로 시행했을 때 2년 후의 결과에서 체중 감량이 약 2배 정도 많을 뿐만 아니라, 비만과 관련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등이 현저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만도 고혈압, 당뇨병과 맞먹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또한 다른 성인병과 마찬가지로 식사요법,운동 등을 하면서 약물을 추가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제니칼과 리덕틸은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식 승인을 받았으며 이 두 가지 이외에는 어느 약도 비만 치료에 효과가 없습니다.

이뇨제는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물을 빼는 것이며, 시중에 돌아다니는 다른 약물, 다이어트 식품 등은 전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지방흡입술도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이 두 가지 약물도 비만환자들은 심혈관 검사 등 관련검사를 거친 후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합니다.

-먹는 것이 절제가 잘 안 되고 식욕이 억제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리덕틸이 좋고, 지방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에게는 제니칼이 좋습니다.

물론 약물요법을 하는 경우에도 식사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하지요. 제 아무리 좋은 치료제를 먹어도 식사요법과 운동이 기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체중 감량 효과가 없습니다.

-어린이의 경우는 약물 치료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생활습관 교정과 식사요법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햄버거, 피자,프라이드 치킨 같은 ‘쓰레기 음식’(정크 푸드)는 줄여야 하고 하루종일 컴퓨터 게임기 앞에 앉아 있는 습관을 바꾸어 밖에 나가서 뛰어 놀게 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살이 잘 빠질 수 있는 운동은 자전거 타기, 롤러 브레이드, 수영 등입니다.

-지방 흡입술은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피하 지방의 일부가 제거된다고 해도 복부 비만에 나쁜내장 지방까지 제거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엉뚱한 방법에 현혹되지 말고, 병원에서 비만과 관련되는 합병증 검사를 받은 뒤 의사 처방에 따라 식사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최선의 비만증 치료법입니다.

후원: 한국화이자제약

왼쪽부터 박혜순, 김영설,최웅환, 김용성 교수.

/사회=송영주차장 yjsong@hk.co.kr

정리=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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