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600대에 안착함에 따라 향후 증시 흐름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9ㆍ11테러 직후 460대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두 달 만에 테러 직전 지수대인 540선은 물론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600까지 뚫고 올라 연중 최고점인630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시장이 무려 30% 이상 급등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대세상승 초기국면이라며“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낙관론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대세상승 초기
향후 증시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풍부한 유동성을 근거로 제시한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전세계적인 금리 인하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태에서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증시는 지금까지500~600의 박스권에서 벗어나 600~700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박 팀장은 재고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고 소비가 예상보다견조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전쟁 조기 종결 가능성과 국제 유가 하락도 시장에는 호재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전쟁이 조기에 끝나면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고 정부의 감세정책도 경기부양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 차례 조정을 받겠지만 재상승을시도, 연말에는 650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증시의 움직임도 양호한 편. 굿모닝증권 홍춘욱 수석연구원은 “최근 미 증시의 강세가 이어진다면지난 2년간의 하락 추세선을 뚫고 본격적인 상승장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 전에 연중 최고치인 지수 630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밝혔다.
유망 종목으로는 지수 관련 대형 우량주보다는 저유가 수혜주인 항공, 자동차, 정유, 화학주에 대한투자와 중저가 실적 우량주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형 우량주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단기급등 체력소모
그러나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 측면에서 보면 나아진 것이 없는데다 지수가 600까지 오르는 동안조정다운 조정이 한 차례도 없었다는 사실이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낙관론은 세계경기가 내년에 회복되고 유동성 장이 올 것이라는 두 가지전망을 근거로 삼고 있다”며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적처럼 내년 세계 경제는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고 9주 연속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실제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장득수 조사부장도 “최근 주가를 끌어올린 외국인의 추가 매수여력이 크지 않은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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