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들의 여장 미인대회도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다.’서강대 여학생 모임인 서강여성위원회는 캠퍼스 행사의 단골 메뉴인 여장 미인대회를 여성에 대한 성폭력으로 규정하고 최근 남학생들의 사과를 받아냈다.
문제가 된 행사는 지난 2일 문과대 학생들이 연 ‘문우인의 밤’ 행사 도중 있었던 ‘미스 문과대 선발대회’. 여장 차림의 남학생들은짙은 화장에 짧은 치마를 입고 가슴에 풍선을 집어 넣은 모습으로 등장해 미인대회를 패러디했다.
그러나 이 행사를 지켜본 일부 여학생들은 “가슴을 쓰다듬고 치마를 들춰 속옷을 보여주는 등의 행동과 ‘여자는 역시 각선미야’ ‘여자는역시 가슴이 제일 중요해’ 등의 발언은 평소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반발했다.
신고를 접수 받은 여성위원회는 “명백히 성차별적이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 여성에게 모욕감을 가지게 했다”면서“신체적 접촉이 없었다 해도 성폭력으로 간주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문과대 학생들은 “수 십년째 아무 문제 없이 계속되어온 행사가 갑자기 성폭력으로 규정돼 당황스럽지만 여성에게 성적인 불쾌감을 준 것은 인정한다”며 사과문을 제출했다.
행사 준비단장을 맡은 곽중현(郭重炫ㆍ영미문학과 3년)씨는 “성폭력 개념이 변화한 만큼 앞으로는 이에 맞춰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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