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방화협박을 받은 주민의 신변보호 요청을 묵살, 결국 방화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거나 중화상을 입었다.16일 0시5분께 광주 광산구 송정동 조모(30ㆍ여)씨의 집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안방에서 자고 있던 조씨의 둘째 아들 김모(8)군이 숨지고 큰아들(9)과 막내 딸(6)이 중화상을 입었다.
조씨는 전날 오후 5시20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다방의 남자 종업원을 집에 심부름을 보냈다가 “20대 초반의 남자 3명이 보일러실 등유를 빼내 방안에 뿌리고 달아나는 것을 목격했다”는 말을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집 대문에 ‘오늘 밤을 조심하라. 자식들을 죽이겠다’는 방화위협 문구가 적혀 있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잠복근무를 부탁하고, 3차례나 신변보호 요청을 했으나 경찰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또 용의자가 조씨가 운영하는 다방 여종업원의 남자친구라는 목격자가 있었는데도 현장 사진만 촬영하고 철수하는 등 초동수사에도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그러나 “사건 자체가 단순분풀이용 방화미수로 피해자들의 잠복 및 신변보호를 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고, 조씨로부터 신변보호를 요청받은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안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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