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이런 라바단(이슬람 금식월)은처음입니다.”팔레스타인 바브 칸 엘-자이트에서40년간 제과점을 운영해온 오마르 야브세(61)씨는 라마단을 위한 특별메뉴를 준비하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티파다(이슬람봉기)로인해 거리를 수놓았던 화려한 장식물도 사라지고, 손님들의 발길도 뜸해 수입이 뚝 떨어졌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이슬람 3대 사원의 하나인 동예루살렘의알-아크사에도 이스라엘 경찰 2,000여명이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수십명의 신도들만 모여들 정도로 썰렁했다.
이집트, 이라크, 레바논, 팔레스타인,예멘 등 아랍권 대부분의 국가들이 16일부터 라마단에 들어갔으나 예년과 달리 우울한 축제를 맞고 있다.
요르단 암만의 시가지에는 라마단을 축하하는등(燈)이 내걸리고 고급 음식점 입구에는 특별메뉴를 알리는 안내문이 나붙었지만 손님이 거의 없다고 AP가 보도했다.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이날부터 빈민들에게 무료급식을 실시해 라마단임을알릴 정도였다.
라마단 기간 중 전쟁을 놓고 성직자간에논란도 뜨겁다.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직자 무스타파 아부 샤이는 “코란 어디에도 라마단 중 전쟁을 언급한 구절이 없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일부는코란에도 방어를 위한 전쟁을 정당시 하고 있고 모하메드도 626년 라마단 기간에 바드르 전투에서 승리, 메카를 재탈환했다며 현실론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미국은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들의집요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라마단 기간 중에도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권을 의식,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6일전세계 이슬람 사회의 번영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라마단이란
이슬람력으로 9월 한달간 진행되는 라마단은 예언자모하메드가 알라로부터 코란을 계시 받은 날(9월 27일 추정)을 기념하는 가장 신성시 여기는 달이다.
이 기간 중 전세계 12억 이슬람 교도들은생업은 쉬지 않지만 해가 뜬 다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일체의 음식, 음료, 오락, 성 관계 등을 금하고 하루 다섯 차례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밤에는 친지들을 서로 방문하고 음식을 나누며 선물을 주고 받는다.
군인, 임신부, 유아, 여행자, 병자들은 금식에서 제외된다. 인도네시아의 나들라툴울라마(NU)와 모로코, 오만 등 일부지역에서 17일부터 라마단에 들어가는 것은 9월 들어 초승달이 처음으로 관측된 다음 날부터 계산하기 때문이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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