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개혁그룹으로부터 정계은퇴 요구를 받았던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이 16일 내년 대선후보경선에 적극 간여할 뜻을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개혁그룹 소장의원들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 의미를 희석시키는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그러나 “대응 여부는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파란이 일 것 같지는 않다.
동교동계 구파의 수장인 권 전 최고위원이 특정 주자의 손을 들어줄 경우 경선구도 자체가 영향을 받을수밖에 없어 대선주자 진영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권 전 최고위원은 그 동안 ‘국민 지지도 우선’입장을 밝히며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측과 같은 주파수를 유지해 왔다.
자신의 저서 일본어판 출판기념회 참석차 방일 중인 권 전 최고위원은 이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기자들과만나 “김대중 대통령 퇴임 시까지 정치활동을 계속하겠다”며 정계은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더 나아가 “연말까지는 말을 하지 않겠지만 내년부터는 할 말을 하겠다”고 밝혀 내년 대선과정에서 역할을 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이 최근 자신과의 회동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조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은 필요할 것”이라고말했다.
이에 대해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측은 “김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하면서 ‘당이 크게 인적 쇄신을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불쾌해 했다.
한 재선의원은“대통령도 못 말린다는 얘기가 달리 나오겠느냐”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른 재선의원측은 “권 전 최고위원의 움직임이 다시 위험수위에 오르면 지금까지의 중립ㆍ관망파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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