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체들이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지급 문제에 이어 단말기 ‘가(假) 개통’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LG텔레콤은 9일에 이어 14일 주요 일간지에 낸 광고를 통해 “SK텔레콤이 수십만대의 가개통 단말기를 시중에 내놓아 이동통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가개통 단말기의 회수를 요구했다.
가개통은 실제 가입자가 없는데도 대리점이 물량을 확보하고 본사로부터 보조금을 받기 위해 ‘유령 고객’ 명의로 전화를 미리 개통하는 행위. 대리점들의 가개통 행위는 본사가 갖가지 명목과 형태로주던 단말기 보조금이 정부 단속과 규제 때문에 지급 중단되기 직전에 주로 발생한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가개통 단말기를 대량 확보해 놓으면 보조금때문에 싸게 팔 수 있고, 본사는 신규 가입을 확대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6일 이동통신 3사 임원이 만나 12일부터 시장 정상화를 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런데도 SK텔레콤은 12일 이후 단말기 가격 인상에 대비, 회동 직후 수십만대의 가개통 단말기를 시장에 내놓았다”고주장했다.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40만대 가량의 단말기를 가개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LG텔레콤의 공세에 즉각적이고도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5일 “가개통 단말기 유통을 먼저시작한 곳은 LG텔레콤과 KTF”라며 역공을 가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10월 말 3사 임원이 회동, 보조금을 쓰지 않기로 합의한 다음날 LG텔레콤과 KTF가 가개통 단말기를 유통시키는 등 합의 내용을 깼다는것.
SK텔레콤 관계자는 “수차례 그 같은 행위의 중단을 촉구했으나 듣지 않았다”며“결국양사에 경고용으로 ‘우리도 가개통 단말기를 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전산상으로만 일부 물량을 가개통했으나 시중에는 한 대도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 텔레콤 관계자는 "당시 5만대 가량이 가개통됐으나 광고에서 밝힌 대로 곧 중단했고 조만간 회수할 방침이라며 "물량 면에서 SK텔레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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