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을 좇아 움직이는 배급사, 언제나 적자라고 뻔한 변명을 하는 멀티플렉스.이제는 이들의 손에 사랑하는 한국영화의 운명을 맡기지 않겠다는 관객이 예술영화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인천 지역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한 ‘고양이를 부탁해’는 10월 13일 개봉해 그야말로 흥행에 참패한 뒤 감독 역시 일주일 후 스태프와 쓸쓸한 저녁을 먹고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이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과 가수 조영남 전유성씨가 목청을 높이고 나섰고, 인천광역시 등 지자체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의기 투합해 9일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살리기 인천시민모임’을 만들었다.
첫 행사로 14일 밤 11시부터 심야 게릴라 시사회를 가졌다. 인천에서의 재상영 및 서울에서의 1개관 재개봉도 고려 중이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외화의 경우 이 같은 사례가 있었으나 한국영화가 정식으로 재개봉하기는 처음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장기 상영을 결정한 명필름도 하루 수 천 건에 달하는 관객의 인터넷 접속 및 ‘와이키키를 밀어주자’는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전한다.
관객은 인터넷을 통해 ‘우리도 와키를 돕자’ ‘와사모를 결성하자’ 는 등의 의견을 내면서 ‘와키 두 번 보기 운동’ 을 펼치고 있다.
연초 개봉한 ‘파이란’(송해성 감독)의 관객이 결성한 ‘파사모’(파이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2000년 1월1일 개봉한 ‘박하사탕’이 좋아 현재까지도 모임을 계속하고 있는 ‘박사모’(박하사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주체적인 영화 소비자 운동의 대명사로 불리게 됐다.
강남의 센트럴시티도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 ‘라이방’ ‘와이키키 브러더스’ 등을 모아 특별상영행사를 갖고, 하이퍼텍 나다 역시 작가주의 영화를 다시 조명할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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