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에 이어 ‘정현준 게이트’와 ‘진승현 게이트’에도 국정원의 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지난해 ‘3대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내용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지난해 11월 서울지검 특수2부는정현준(鄭炫埈)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과 이경자(李京子) 동방금고 부회장을 2,240억여원의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소위 ‘정현준ㆍ이경자 펀드’에 가입한 정ㆍ관계 인사 명단과 정씨 등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 등핵심사안은 밝혀내지 못했다. 자살한 장내찬(張來燦) 전 금감원 국장 등 일부의 수뢰혐의만 포착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국정원 출신의김재환 MCI코리아 회장이 김은성(金銀星) 국정원 2차장 등 유력인사의 추천으로정씨의 비밀조직인 ‘알푸트로’의 부회장으로 영입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영입 직후 자신의 부인과 함께 ‘정현준 펀드’ 1,2번으로 가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정현준씨도 1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펀드에 가입한 정ㆍ관계 인사들이 다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정현준 펀드’의 정ㆍ관계 인사 가입사실은 찾아내지 못했다고 발표했었다.
검찰이 당시 김 차장과 김형윤 국정원전 경제단장에게 각각 1,000만원과 5,5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당장 수사를 벌이지 않은 대목도 검찰의 신뢰성이 의심받는 중요요인이다.
‘정현준 게이트’직후에 터져나온 ‘진승현 게이트’수사도 국민의 의혹을 속시원히 풀어주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지검 특수1부는 열린금고 등으로부터 1,300억여원의 부당대출을 받은 진승현(陳承鉉) MCI코리아 대표를 기소했으나 ‘100억원대 정ㆍ관계 로비설’등은 파헤치지 못했다.
김재환씨는이 사건에도 이 회사 회장으로 등장, 진씨의 구명을 위해 12억여원의 변호사 비용을 뿌리다 기소됐다. 당시 함께 기소된 김삼영씨는 김씨가 정ㆍ관계에거액을 뿌리며 진씨의 구명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으나 드러난 결과물은 없었다.
그러나 국정원 김 차장이 김재환씨와 함께 검찰 고위간부 K씨 사무실을 방문, 직접 진씨의 구명을 요청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검찰 수사의 신뢰성은 한번 더 타격을 입게 됐다.
당시 수사 관계자는 “당시 김 차장이 김재환씨 소환에 대해 섭섭해했다는 말은 들은 적이있다”며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국정원측의 문의나 외부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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