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국정원 2차장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 핵심 관련자 3명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4일 검찰에 따르면 이경자(李京子) 동방금고 부회장은 구속된 이후인 지난해 11월9일 검찰조사에서 “2000년 9월8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커피숍에서 현금 1,000만원을 종이가방에 담아 김 차장에게 건넸다”며 “당시김 차장과 친분이 있는 회사 고문 강모씨가 ‘추석을 맞아 인사라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해 그와 함께 김 차장을 만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강씨와 김 차장은 검찰이 이 사건의 재조사에 들어간 지난 달 검찰에 출두해“이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나 돈을 주고받은 적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강씨는 “당시 이씨를 김 차장에게 소개시켜주려고 커피숍에 간 적은있으나 김 차장이 ‘낯선 사람을 데리고 왔다’고 화를 내며 나가버렸다”고 진술했다.
김 차장도 “전직 국정원 동료였던 강씨가 만나자고 해서 나갔더니 처음 보는 여자가 함께 있어 그냥 돌아왔다”며 “커피숍 같이 공개된 장소에서 돈을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일단 정보기관의 중요 간부인 국정원 2차장이 공개된 장소에서 처음보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이씨가 주지도 않은 돈을 줬다고 거짓 진술할 이유가 있었느냐’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대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강씨가 지난해 사건 발생 직후 잠적했다가 최근 조사에는 쉽사리 출두했다는 점과 강씨와 김 차장의 진술이‘말을 맞춘 것처럼 똑같다’는 점도 오히려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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