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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극단 떼아뜨르 노리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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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극단 떼아뜨르 노리 '차이다'

입력
2001.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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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떼아뜨르 노리의 ‘차이다’를 보고 난 후 연극배우 박정자씨는 이렇게 말했다.“젊은 애들은 잘이해 못하겠는데….” 옆에 있던 국립극단 단원 우상전씨는 “참으로 지적인 연극”이라고 말했다.

출연 배우들의 반라 포스터와 ‘성인만을 위한 본격 성인 연극’이라는 다소 유치한 선전문구로 치장한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이처럼 관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차이다’(애인에게 버림받다)는 네 남녀의 사랑과 성에 관한 이야기다.

부음 전문기자 댄(이남희), 스트립 걸 앨리스(이항나), 피부과의사 래리(박상종), 여성 사진작가 애나(우현주). 우선 댄이 앨리스를 사랑하게 된다.

얼마 후 우연히 만난 애나에게 이끌려 성관계를 맺는 댄. 댄은 결국 앨리스를 버리고 애나와 같이 살고, 버림 받은 앨리스는 애나의 남편 래리와 동거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절묘한 ‘체인징파트너’(상대 바꾸기)다.

연극이 재미있으면서 심각해지는것은 이때부터다. 댄이 애나와 래리의 이전 성관계를 집요하게 물고 넘어지는 것이다.

“어땠어? 그걸 몇 번이나 느꼈어? 이 침대에서 했나?” 집착과 결벽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댄은 옛 애인 앨리스를 찾아가지만 되풀이되는 것은 의심과 질투뿐이다.

“진실을 말해! 래리와 좋았어? 그 녀석과 그 짓 하느라고 늦었지?”

연극은 이렇게 사랑을 ‘섹스의 주변학’ 정도로 파악한 한 남자의 질투와 결벽증과 의처증을 끈질기게 물고 넘어진다.

이 과정에 질펀한 성적 농담과 빈번한 키스신, 여배우의 야한 몸놀림이 스며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댄은 결국 앨리스가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 죽은 다음에야 제 정신을 차린다.

그러나 누가 댄이 정말 못났다고, 나는 안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또 누가 댄에게만 그 ‘몹쓸’ 질투와 의심과 결벽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원작자인 영국 작가 패트릭 마버는 ‘사랑은 이런 것이다’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인간의 약점을 꼬집은 것이 아닐까.

‘차이다’는 관객을 시종 ‘흔들리게’ 만드는 연극이다.

원제 ‘Closer’(1997년 작). 연출 주종휘. 내년 1월 6일까지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4시 30분ㆍ7시 30분, 일 3시ㆍ6시 바탕골 소극장. (02)764-8761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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