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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게이트' 는 金차장 작품?…드러나는 개입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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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게이트' 는 金차장 작품?…드러나는 개입사실

입력
2001.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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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의혹을 남겨 둔 채 '불법대출, 주각조작 사건’으로 일단락됐던 '정현준게이트', ‘진승현게이트', '이용호게이트’등 ‘3대게이트’에 국정원의 특정세력이 깊숙이 개입, 배후 조종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김은성 국정원 2차장의 대리인으로서 진승현 게이트의 정ㆍ관계 로비창구를 담당했던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이 지난 해 7월 정현준씨의 비서실 역할을 한 ‘알푸투로’의 부회장을 맡았던 점은 국정원 특정세력이 정현준 게이트에도 개입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김씨가 부회장으로 있었던 알푸투로는 정현준 게이트 당시 정씨의 각종 사설펀드를 조성, 운영하고 정ㆍ관계 로비를 전담한 지휘부로 의혹을 받아온 정씨의 ‘비선 조직’.

게다가 정씨가 김씨에게 고급승용차인 그랜저 XG(서울 45러 1717)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김씨를 사설펀드 1호에 올렸던 점도 김씨가 단순한 ‘얼굴마담’ 이상의 역할을 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김씨가 알푸투로에 영입된 지난 해 7월은 김 차장이 김씨를 진승현의 MCI코리아 회장에 앉힌 시기와 비슷해 당시 국정원 특정세력이 ‘진ㆍ정 게이트’에 동시에 개입, 모종의 작업을 했음을 추정케 한다.

이에 대해 정현준씨는 “김재환씨는 안기부 과장 출신이고 국장급도 잘 알고 있어 굳이 어떤 역할을 맡길 필요가 없었다”면서 “그 분들(국정원 특정세력)의 부탁이 있어서 예우차원에서 모셔왔던 것”이라고 말해 국정원 특정세력이 개입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김재환씨는 “정(현준)이 사외이사를 제의해와 그 일을 맡았을 뿐이며, 펀드에 가입한 것도 사외이사였기 때문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국정원 개입설을 부인했다.

이용호 게이트에도 동일한 국정원 특정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에서 탐사했던 ‘보물선’ 발굴 사업을 고교 동문인 이용호 G&G 그룹회장에게 소개했을 뿐 아니라 이 회장과 빈번한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김형윤 전 경제단장은 김 차장의 직속부하다.

특히 정현준 게이트의 한 몸통인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이 김 전 단장에게 5,000만원을 로비자금으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이용호 게이트와 정현준 게이트의 윗선에 국정원 특정세력이 포진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김 전 단장이 국정원 특정세력의 김재환씨 폭행사건에 개입된 정성홍 전 경제과장의 직속상관이었다는 점은 ‘3대게이트’가 국정원 특정세력을 매개로 상호 연결됐음을 보여준다.

결국 김 차장 등 국정원 특정세력이 김재환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진승현게이트와 정현준 게이트에, 김형윤 전 단장을 통해 이용호 게이트에 개입하는 등 문어발식으로 ‘3 게이트’를 연출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정현준 구치소 인터뷰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현준 전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은 13일 정ㆍ관계고위 인사 상당수의 ‘정현준 펀드’가입 사실을 시사한 뒤 “때를 봐서 펀드 가입자 면면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평창정보통신 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한 김재환씨 가입 순번이 1번이던데.

“주변에 교류하던 사람들이 김씨를 추천해 우리 회사(알푸투로) 비서실에서 부회장으로 일했다.”

_주변에 교류하던 사람들이 누구인가.

“사업상 필요로 만나는 사람들이다.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면 국정원쪽 사람들과 관계도 맺게 된다.“

-김은성 국정원 2차장이나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을 말하나.

“그 분들을 포함해서 여러 사람에게 추천을 받았다.”

-김재환씨는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국정원 과장 출신으로 간부들과 잘 알고 있어 특별히 역할을 맡길 필요는 없었다. 실무적으로중요한 사람은 아니었다.”

-김씨가 회사에 들어온 것은 언제인가.

“지난해 7월께로 2,3개월 가량 근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쪽(국정원) 사람들의 업무스타일은진승현 사건처럼 벤처에 직접 관여하기 보다는 금융쪽을 통해서 꾸민다.”

-이경자씨도 국정원 인사들과 가까웠나.

“나보다는 이씨가 국정원 사람들과 가까웠다. 그래서 국정원이 이씨를 비호하려던 움직임도 있었던것 아니냐.”

-억울한 점이 있다는 말인가.

“억울하다. 검찰이 나를 배임으로 모는데 나는 배임한 것도 없고 사업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지도않았다.”

-김씨에게 승용차(그랜저 XG)까지 주었다고 하던데.

“명색이 부회장이고 또 김씨가 들어온 시기가 그럴만한 때다. 그만하자. 내가 나가면 내 돈100만원의 행방까지 밝혀 장난친 사람들 다 밝히겠다. 지금은 (그들이 누구인지) 말하기 곤란하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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